스트레스·불안한 성격 등이 주된 요인…일상생활 지장 생길 정도라면 심리치료 필요
다만 특정 꿈을 반복해서 꾼다면 “그것은 민감한 사춘기 시절의 경험, 또는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각인되어서”라는 게 정설이다. 일본 정신과전문의 니시다 마사키 박사는 “그 때문에 몇 십 년이 지나도 특정한 꿈을 반복해 꾸기 쉽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온라인매체 ‘프레지던트’는 꿈에 관한 흥미로운 지식들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의 특징, 그리고 대처법 등을 간추려 봤다.
흥미롭게도 꿈의 내용은 세계인이 비슷비슷하다. 가장 많이 꾸는 꿈의 종류는 하늘을 나는 꿈, 같은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꿈, 쫓기는 꿈 등이다.
#사람들은 주로 어떤 꿈을 꿀까
누구나 자는 동안 꿈을 꾼다. 보통 하룻밤 3~4개의 꿈을 꾼다고 알려졌지만, 꿈을 떠올리는 데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은 정확히 말하면, ‘꿈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나는 꿈을 잘 꾸지 않아’ 하는 사람은 실제로 꿈을 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면 옳다.
도요대학 심리학과 교수 마쓰다 에이코는 “사람들이 잘 기억하는 꿈은 압도적으로 기분 나쁜 꿈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그렇다면 왜 부정적인 꿈은 기억하기 쉬울까. 이유는 간단하다. 심리적인 강도가 세고, 동시에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꿈의 내용은 세계인이 비슷비슷하다. 독일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이 꾸는 꿈의 종류는 하늘을 나는 꿈, 같은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꿈, 쫓기는 꿈, 성적인 꿈, 무언가를 놓치는 꿈, 누군가 죽는 꿈, 그리고 세상을 떠난 사람과 만나는 꿈 등이었다.
일본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여기서는 쫓기는 꿈이 가장 순위가 높았다. 두 번째는 낙하하는 꿈, 세 번째는 지각하는 꿈, 네 번째는 공격이나 폭력을 당하는 꿈, 다섯 번째는 소중한 사람이 죽는 꿈 순이었다. 성별로 나눠보면 또 다른 차이를 보인다. 남성은 성적인 꿈, 불이 나서 출구를 헤매거나 화장실을 찾지 못하는 등 속수무책인 꿈이 많았으며, 여성은 죽은 사람과 만나는 꿈, 인간관계 갈등 같은 꿈을 주로 꿨다.
니시다 박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꿈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악몽을 많이 꾼다면 감정에 부하가 걸렸다는 신호다. 그렇다고 해서 고민이 노골적으로 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하기 싫은 추억, 왠지 기분 나쁜 꿈 등 현재의 고민은 다양한 악몽으로 모습을 바꿔 나타난다.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악몽을 꾼다면, 혹시 자신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비슷한 테마의 악몽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꾸는 사람은 내면에 어떤 부담감이나 두려움이 깔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이한 점은 출세나 임신처럼 일반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 닥쳤을 때도 악몽이 증가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30~40대가 악몽을 많이 꾸는 이유
마쓰다 교수는 “연령대로 보면 30~40대가 악몽을 가장 많이 꾸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악몽을 꾸는 가장 큰 요인은 스트레스다. 그는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는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비교적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악몽을 꾸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업무상 스트레스 노출도’를 살펴봐도 30대가 가장 높다. 덧붙여 40대는 우울증 및 불면증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마쓰다 교수는 “이가 빠지는 꿈, 쫓기는 꿈 등이 30~40대가 흔히 꾸는 대표적인 악몽”이라고 했다.
한편 50대가 되면 악몽이 줄어들기 시작해, 60대의 경우 오히려 즐거운 꿈이 늘어나는 사람도 많단다. 마쓰다 교수는 “아마도 30~40대에 비해 직장생활이나 가정문제에서의 압박감이 줄어드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성격도 악몽과 관련이 깊다. 요컨대 걱정이 많고, 불안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 꿈을 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나쁜 꿈을 꾸는 걸 생활하면서 쌓인 불쾌한 기억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잠자는 동안 뇌 속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꿈을 꾸게 된다”는 설명이다.
#악몽에 대처하는 법
극도로 불쾌한 꿈을 반복적으로 꾸게 되면, 수면이 방해받아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른바 ‘악몽장애’라는 질환이다. 너무 끔찍한 악몽은 잠드는 게 두려워지며, 수면교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낮에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으며, 주의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도 동반한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 심리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가끔 악몽을 꾸는 정도이고, 낮에도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경우라면 괜찮다.
빈도가 높지 않는 악몽은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무서웠던 것을 누군가에게 말하면 조금씩 두려움이 완화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쾌한 기분도 점차 누그러진다.
악몽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수면장애 중에 ‘가위눌림’이란 것이 있다. 전문용어로 ‘수면마비’라고 불리는데, 한번 겪어본 사람에게는 두려운 존재다. 의식이 살짝 깨어 있는 상태에서 렘수면이 찾아와 몸을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이다. 몸을 움직일 수 없으므로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때 대처법은 최대한 눈을 움직여 조금 떨어지는 곳을 바라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천장, 조명 등으로 눈을 돌리는 사이 수면마비가 풀리기 쉬워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악몽 꿀 수 있는 베개 개발 중 “일본의 한 회사가 악몽베개를 개발하고 있다”고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전했다. 악몽베개는 이름 그대로, 베개를 베고 자면 악몽을 꿀 수 있는 물건이다. 아직은 개발 단계로 스피커를 내장한 베개가 악몽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시무시한 사운드를 방출한다. 가령 유리를 긁는 소리, 뭔가가 다가오는 소리 등 불쾌한 감정을 자극할 만한 사운드다. 악몽베개 대체 왜 일부러 악몽을 꾸는 베개를 개발하려는 걸까. 개발사의 가와라 구니히로 대표는 “귀신의 집 같은 공포체험은 ‘마인드풀니스 명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능동적으로 공포를 체험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로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 향상 등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악몽베개는 현재 시작 단계로 향후 뇌과학, 악몽, 수면장애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사물인터넷(IoT) 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