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성 복권 당첨 65억 원 다 쓰고 주식·카지노로 다시 떼부자 돼
후지TV에 공개된 우타다의 통장 내역 방송 캡처.
그야말로 ‘한방’에 인생 대역전이었다. 2008년 부모 집에 얹혀살던 우타다 도시야는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됐다. 무려 6억 엔, 우리 돈으로 65억 원짜리 복권에 당첨된 것. 우타다의 최종학력은 중학교 졸업. 심지어 당시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회사에서도 잘려 백수생활 중이었다.
통장 잔액은 4만 원뿐. 어찌할 바를 몰랐던 우타다는 ‘복권이라도 사보자’는 생각에, 가진 재산의 절반이 넘는 ‘거금’ 3만 원을 투자했다. 나름 방위학(풍수지리)에 입각해 자신에게 운수가 좋은 후쿠오카 지방으로 내려가 복권을 구입하는 정성도 들였다. 그러면서도 ‘설마 당첨이 될까’ 싶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복권은 65억 원이 돼 통장에 들어왔다.
우타다는 “집에서 눈칫밥을 먹고 있던 터라 가족에게조차 당첨 사실을 알리기 싫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함께 살고 있으니,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거동이 수상쩍어 보였다. 이대로라면 ‘강도짓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딱 좋았다. 부모님께 당첨 사실을 알리고, 두둑이 용돈을 챙겨드렸다.
그리고 “한 달가량은 외출도 하지 않은 채 은둔생활을 했다”고 한다. 한꺼번에 거액이 생기자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이 모두 ‘잠재적 사기꾼’으로 느껴져 친구들과는 연락도 끊었다. 우타다는 “그렇게 은둔생활 중 문득 ‘이러면 나만 손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려움보다 돈을 펑펑 쓰고 싶은 욕구가 앞섰다. 단번에 씀씀이가 커졌다.
일단 부동산 매입에는 큰 관심이 없어 월세 600만 원짜리 초호화 아파트로 이사했다. 여기에 고급 승용차 4대, 14억 원 상당의 크루저를 구입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만끽했다. 매일같이 게임센터를 방문해 돈을 뿌렸고, 유흥업소에서는 업소직원 전체를 지명해 즐기는 방탕한 생활도 이어갔다. 통장 잔액이 줄줄이 새기 시작했다. 하룻밤 새 1억 6000만 원을 날린 적도 있었다. 우타다는 “불과 1년 사이 33억 원을 탕진했다”고 밝혔다.
위기의식이 찾아왔다. 씀씀이를 검토해야만 했다. 지금까지는 당연히 술친구들 몫까지 유흥비를 지불했지만, 관련 지출을 끊자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교제는 돈을 내 줄 때뿐이었다. 가족과의 관계도 삐걱거려 우타다는 어느새 외톨이가 됐다. 그는 이렇게 털어놨다.
연이어 ‘돈벼락’을 맞은 사나이 우타다. 일본 TBS ‘나카이 군 결정해줘’ 캡처.
“복권 당첨 금액 65억 원은 3년 만에 모두 사라졌다. 고급 승용차도, 크루저도 함께.”
현재 우타다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방송에 따르면 “그는 2년 전 후쿠오카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취미는 길고양이 사진 찍기. 고양이가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전철을 타고 교외로 나가 유유자적한 시간도 보낸다. 특히 저녁식사는 제법 사치를 부리는데, 선술집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약 8만 원 정도를 지출한다. 1년에 33억 원을 쓰던 시절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 혼자서 먹는 밥값치곤 비싼 편이다. 대체 수입원은 어디일까.
우타다는 “당첨금을 상당 부분 탕진했을 때 일부 금액을 주식에 투자했었다”고 전했다. “그 주식이 지금 50배 가까이 올라 50억 원이 됐다”는 것이다. 또 남들은 재산을 몽땅 잃는다는 카지노에서도 우연찮게 대박이 났다. 그는 “현재 총자산이 65억 원으로 11년 전과 거의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연이 TBS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카이 군 결정해줘!’에 소개되자, 일본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액의 복권 당첨자가 방탕한 생활로 파멸한 이야기는 종종 들을 수 있지만, 또다시 ‘운’으로 부활한 이야기는 드물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러워 배가 아플 정도다” “라이트노벨(판타지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매체 ‘시라베’에 의하면, “시청자게시판에는 ‘운이 좋은 사람이 정말 있구나’ ‘돈복이 억세게 따르는 남자’라며 우타다의 재운에 놀란 반응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다만 재운은 따를지 몰라도, 인간관계운이란 그에게 좀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다. 특히 복권당첨 직후 그랬다. 지인들 중에는 “돈을 빌려 달라”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우타다는 “수중에 돈이 쉽게 들어오면 열심히 살아가려는 마음가짐도 꺾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쉽게 돈을 빌려간 지인들 대부분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으며, 빚도 갚지 않았다.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액이 수중에 들어오자 관계에 변화가 일어났다. 원래도 단란한 사이였다고는 할 순 없지만, 당첨금 6억 엔 중 1억 엔을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처음에는 관계개선이 엿보였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또 다른 요구를 해왔다. 거절했더니 폭언이 돌아왔다. 형제들도 “내 몫으로 더 달라”는 요구뿐이었다. 재산을 주면 줄수록 그 이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우타다는 “돈으로 결코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결국 그는 가족과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우타다는 여전히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관심이 없다’는 이유다. 현재는 후쿠오카의 한 호텔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1년 전 복권을 사러 왔을 때 머물렀던 바로 그 호텔이다. 같은 호텔은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이곳이 내게 운수가 매우 좋은 방향”이라며 “실은 또 한 번의 복권 당첨을 꿈꾸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세 번이나 억대 복권에 당첨된 부부 인생에서 몇 번이나 횡재수를 얻는 기적. 이런 행운의 소유자는 비단 우타다뿐만이 아니다. 캐나다 알바타주에 사는 바바라 핀크와 더글러스 핀크 부부는 한 번 당첨되기도 어려운 억대 복권에 세 번이나 당첨돼 화제를 모았다. 일본 매체 ‘시라베’에 의하면, 핀크 부부는 1989년과 2010년에 각각 1억 원 상당의 복권에 당첨됐다. 게다가 놀랍게도 “2017년도에는 로또 숫자 6개를 전부 맞춰 약 70억 원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세간에 전해지자, 한쪽에서는 “세상은 역시 불공평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까지 새어나왔다고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