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선택 받은 정권이라도 법적 규범 지켜야”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공개 비판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새롭게 임명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행한 검찰 조직에 대한 인사발령은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 나 자신 한 명의 판사로서 심사숙고 끝에 이른 결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검찰 조직에 대한 인사발령은 정치 견해나 국민적 의견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법무부 인사)은 온전히 헌법이 규정한 법치주의의 문제”라며 “국민의 선택에 의해 정권을 획득한 정치권력이 어떤 시점에서 그 힘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헌법질서에 의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적인 규범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국민적인 합의에 의해 국회가 규정한 법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의하여 수사와 재판을 받는 가운데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권력을 쥐고 있는 정권이라도 대한민국 법률이 정한 법질서를 위반한 의혹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시시비비를 수사기관에 조사받고, 진위를 법정에서 가리는 것이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 9월 1심 법원이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무죄를 적용하자, 법원 내부망에 “법치주의는 죽었다.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인물이다. 이로 인해 그는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