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급 SNS DM 제안 주의…최근 브로커들, 배우자감 소개 형식 ‘중매쟁이’ 변신
하율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연락을 받은 것은 MBC 드라마 출연 제의였다고 밝혔다. 우선 그가 제안 받은 드라마는 재작년 개봉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맡은 드라마로 해당 감독이 PD 출신이라고 공개했다. 드라마 PD와 영화감독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가 제한적인 터라 매우 구체적인 제안이다. 그렇지만 하율이 출연 제안을 받은 드라마는 2022년 촬영에 들어간다고 한다.
BJ 하율이 스폰서 제의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하율은 1월 10일에 올린 ‘[분노주의] 스폰서 제의를 받았습니다, 정말 이런일 조심 또 조심하세요 여러분’이라는 영상을 통해 브로커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내용 등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하율이’ 방송 화면 캡처
“어느 PD를 지칭하는지를 얼추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었다. 그러나 PD들도 자신이 2022년에 어떤 드라마를 하게 될지, 그 드라마가 MBC에서 편성을 받을지를 알고 있지는 못한다. 물론 2년 뒤까지 계획은 있겠지만 드라마는 제작이 결정돼 주연급 캐스팅까지 끝나야 방송국 편성이 이뤄진다. 조연급 섭외는 그 이후다. 내후년에 들어갈 드라마를 편성 방송사까지 언급하며 조연 자리를 얘기하는 건 너무 현실성 없는 제안이다. 어느 정도 이 바닥 돌아가는 사정은 아는 사람 같은데 그 정도도 잘 모르는 신인들한테 이리저리 찔러 보는 것 같다.”
한 중견 연예관계자의 얘기다. 몇 년 전 한 명의 브로커와 관련된 두 차례의 연예인 성매매 사건 당시 그쪽 관련 사안을 명쾌하게 짚어준 관계자로 연예인과 스폰서의 부적절한 민낯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하율에 따르면 브로커의 제안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브로커는 출연 제의를 받아 연예계에 데뷔하면 광고 계약, 좋은 기획사와의 전속계약, 그리고 예능 출연 등을 한 번에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스폰서와 관련된 것으로 톱스타급 수준의 제의라고도 밝혔다. 대가로 하율에게 바란 것은 ‘15번에서 20번 내외의 잠자리’다. 앞서의 중견 연예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들어갈수록 더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톱스타급에게 할 제안을 왜 BJ에게 하는 것일까. 그만큼 그 BJ가 뛰어난 사람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톱스타급 제안이라며 15~20회의 만남을 요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과거 그런 스폰서가 성행하던 시절에도 그렇게 많은 잠자리를 요구하는 일은 없었다. 대기업이 그런 스폰과 얽혀 있다는 건 더 말이 안 된다. 대기업 오너나 2세가 그런 소문에 휘말린 것은 1980~1990년대에나 있던 일이다. 그것도 재벌 일가를 둘러싼 소문이다. 대기업과 직접 연관된 얘기는 악성 루머로도 못 들어봤다. 게다가 정말 확실한 수요가 있어 톱스타급에 제안을 할 생각이었다면 어떻게든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는 형식으로 직접 만나 얘기했을 것이다. 여기저기 신인급을 한 번 찔러봐서 응하면 누군가 엮어 준 뒤 가운데서 돈이나 챙기려는 수작 같다. 이런 경우 줄 돈도 안주고 가운데서 다 착복할 가능성이 크다. 절대 조심해야 한다.”
하율은 “절대 이런 제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다들 조심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번 사안을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상벌조정위원회 신문고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런 뉴스를 통해 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에 대한 악성 루머나 안 좋은 인식이 퍼져나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율에게 이런 제안을 한 브로커라는 이 역시 “(여자 연예인) 거의 다 대기업 스폰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얘기했다.
과연 요즘에도 스폰서와의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가는 여자 연예인들이 있을까. 연예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전혀 없다고는 말 못한다”고 얘기하면서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대신 요즘 브로커들은 소개팅이나 중매 식으로 돈 많은 남자와 여자 연예인을 소개해주는 형태로 변모했다고 한다. 한 중소연예기획사 대표의 설명이다.
“성현아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당시 브로커와 성매수남은 스폰서 형태의 성매매를 한 것이지만 성현아는 재혼을 위해 남자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고 만났다. 그래서 대법원까지 가 성현아만 무죄를 받은 것이다. 요즘 그렇게 소개팅 비슷한 만남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걸 모르고 만난 남성과 결혼까지 하는 여자 연예인들도 있는데 일이 잘 되면 주선자에게 고가의 선물이나 사례비를 준다. 그런데 상대 남성이 처음 소개받을 때 이미 상당 금액을 주선자에게 건넸다는 걸 여자 연예인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결혼까지 가면 중매쟁이로 변신한 브로커는 대박이 난 것이지만 여자 연예인은 사기결혼을 당했을 위험성이 크다. 상대방이 정말 자산가가 아닌 사기꾼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