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광주] 이백상 기자 = <속보>“누구는 돈을 내고 쓰고, 누구는 공짜로 씁니다. 이거 불공평한 거 아닙니까?” 현직 경기도의원 부인 소유 창고건물에서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본지 2월10일 온라인판) 이번에는 광주시 소유의 농지에 소유자가 불분명한 무허가 불법건축물이 수두룩한 데도 시가 대부계약을 체결해준 것으로 드러나 광주시 공유재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곤지암천변의 한 도축장은 국유지(하천부지)를 무단 점유해 소‧돼지 부산물 등의 상차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국의 철저한 지도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국공유재산 관리실태 ‘갈수록 가관’
1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 소유의 열미리 510의 6번지 농지(5,713㎡)는 2개 회사와 개인 1명이 각각 대부계약을 맺고 오는 12월말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들의 대부 목적은 ‘대지’와 ‘주거 및 경작’ 등이다. 지목상 ‘전’이지만 해당 시유지에는 약 200㎡ 규모의 대형주택과 지은 지 한참 된 200㎡ 정도의 낡은 건물이 있다.
그 외 일부 면적은 특정업체에서 사용하는 주차장과 경작 목적의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곤지암읍사무소 확인 결과 농지 위에 지어진 건축물은 모두 무허가로 밝혀졌다. 해당 시유지를 관리하는 곤지암읍은 불법 건축물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대부를 허락해 말썽이 되고 있다.
이른바 ‘눈먼 땅’에 지어져 있는 무허가 대형주택에는 정원까지 갖춰져 있다. 공유재산에 불법건축물이 수두룩하게 지어져 있는 만큼 사실 확인을 거쳐 행정조치를 취한 뒤 대부계약을 맺어야하지만 곤지암읍은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곤지암천변에 위치한 열미리 542의 6번지 하천부지 일부는 한 도축장이 수년간 도축장 부대시설 공간으로 불법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점유된 하천부지에선 도축장에서 나온 소‧돼지 부산물 등의 상차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축장 측은 핏물 등이 한 곳에 모이도록 집수정까지 설치했지만 콘크리트 포장된 하천부지 바닥에는 핏자국이 선명했다.
이 주택은 누구 꺼? 광주시 소유의 농지에 소유자가 불분명한 주택이 지어져 있다. 시는 이에 대한 사실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대부계약을 체결해줘 공유재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광주시는 ‘늑장단속’으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된 특정업체의 국유지(곤지암리 555의 36번지) 무단점용 및 불법건축물에 대해 변상금 부과와 함께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이 업체는 대부계약이 만료됐음에도 수년 동안 국유지를 무단 점유해 왔다. 또 곤지암리 555의 183번지 하천부지(3,798㎡)에 지어진 불법건축물에 대해서도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A도의원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곤지암읍 연곡리 창고건물에 대한 국유지 무단점유와 불법증축, 농지불법전용에 대해서도 행정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곤지암읍 관계자는 “(A도의원 부인 창고건물에 대한) 불법 현황을 파악했다”며 “불법증축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국유지 무단 점유면적을 확인하는 데로 5년 치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불법건축물 등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등 고발조치 대상이라고 밝혔다. “국가 땅은 보는 놈이 임자”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공유재산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광주시가 시 전역에 포진된 공유재산 실태조사에 나설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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