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고발 사태’…임 “이낙연·남인순 발언, 의미있게 생각”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가 ‘임미리 고발 사태’ 관련, 임미리 고려대 교수에 사과했다. 사진은 2월 17일 서울 종로구에서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자하문터널 입구 계단을 둘러보는 이 전 국무총리. 사진=최준필 기자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들에게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는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할 것”이라며 “당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 개인적인 차원의 사과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사람으로서 (사과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선대위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받고 활동을 해야 제가 선대위원장이 된다. 지금은 종로 예비후보에 불과하다”며 “선대위원장으로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면 그에 걸맞게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관련 질문이 연이어 나오자 사과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같은 날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심을 경청하며 민심을 챙기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밝혔을 뿐, 사과는 하지 않았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임 교수의 성명이 아프게 한다. 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에둘러 말했다.
당초 임 교수의 고발 사태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이 전 총리는 ‘부적절한 조치’라며 당에 고발 취소를 먼저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임 교수는 이 전 총리와 남 최고위원의 사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교수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 전 총리와 남 최고위원의 발언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수용한다”고 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오는 4월 총선 때) 민주당은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발 사실이 알려진 뒤, 진보진영에서 역풍이 불어 민주당은 서둘러 고발을 취하했다. 그러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임 교수는 16일 민주당에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데 대해 저 뿐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