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지침 준수와 신속한 대처로 ‘코로나19’ 환자 선별, 감염 확산 위기 차단
대동병원 전경
[일요신문] 현성식 기자 = 지난 21일 부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남성, 18세)가 방문했던 대동병원(병원장 박경환·부산광역시병원회 회장)이 철저한 선별진료 지침 준수와 선별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로 병원 및 지역 내 감염 확산을 막아낸 것으로 전해져 화제다.
이번 확진 사례에서 알려진 대동병원의 대응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비교했을 때 의료기관 내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은 정확한 선별진료 지침 준수라는 사실을 입증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당시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대규모 감염병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감염예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별진료와 음압병상 등에 대한 지원을 실시한 바 있다.
대동병원에서 의심환자에 대한 선별진료가 정확하게 이뤄지 않았거나 진료와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지역사회 감염 전파와 확산이 빠르게 진행됐을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위험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차단된 것은 정해진 지침과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한 대동병원과 선별 의료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선별진료는 출입통제와는 다른 의미로 의료기관 진입 전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된 환자를 의료기관 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의료진이 노출되어 발생할 수 있는 의료기관 내 전파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 또는 별도로 분리된 감염예방 시설이 갖춰진 진료시설에서 진료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 일선 보건소와 의료기관을 비롯해 총 562개의 선별진료소가 운영 중에 있으며, 이중 선별진료와 검체 채취로 검사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는 대동병원을 포함해 총 468개소에 이른다.
대동병원은 지난 2월 1일 코로나19 감염자가 10여명을 넘어서자 선별진료소와 방문객 통제소를 각각 분리운영하면서 병원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다.
고객 불편을 감수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의 해외 여행력과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방문객 관리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출구와 입구도 구분해 환자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 조치했고 내원객 전원에게 손 소독을 실시하도록 안내했다.
입원 환자 면회의 경우 지정된 보호자 1인을 제외한 병실 면회를 제한했으며 병원 입구에 선별진료소를 별도 설치해 감염자 방문에 대한 선제적 선별을 실시하면서 원내 감염을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감염관리실은 선별진료소 운영을 주관하고 경영지원부가 방문객 통제소를 운영하여 단기간 내에 유기적인 감염관리 프로세스 구축에 힘썼다.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센터 내 설치된 선별진료소와 음압병상을 지역 중증응급질환자들을 위해서 일반 코로나19 선별진료와 별도 운영해 지역응급의료 공백을 예방하는 동시에 철저하게 코로나19 의심환자의 원내 진입을 차단했다.
대동병원은 지난 3주간의 내원객 관리 및 감염예방 활동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1일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2번째 코로나19 감염환자가 병원 내로 진입하지 않고 병원 입구에 설치된 음압 선별진료실(진료실 내 압력을 낮춰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바이러스의 외부 확산을 방지하는 진료실)로 바로 진입해 30여분 만에 신속하게 진료와 검사를 시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동병원 감염관리실 관계자는 “해당 환자의 경우 진료 시 해외 여행력이 없고 단순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있어 단순 감기로 판단될 수 있었으나 환자의 부친이 중국 우한 교민 철수 당시 입국해 얼마 전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해제 됐고 이후 부친과 만나 수 일 전부터 증상이 있었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 이에 본인 의사에 따라 선별진료를 실시하는 한편 의료진과의 화상진료를 통해 신속하게 검사를 시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환자는 병원 입구부터 선별진료 후 귀가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검사를 시행한 의료진 역시 보호구를 완벽하게 착용한 상태에서 직접적인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병원 선별 의료진은 검사 후 환자에게 결과 확인 전까지 자가격리 및 마스크 착용 등 주의사항을 안내하였고 환자는 즉시 귀가했다.
대동병원은 이날 오후 6시 30분경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확인된 즉시 외부 선별진료소를 폐쇄했고 해당 의료진 3명에 대한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아울러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양성이 확인된 지 채 1시간이 되지 않아서 1차 선제방역을 실시했고 향후 추가적인 방역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별진료소 업무 재개 여부는 관할 감독기관과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의료기관 내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대동병원의 적절한 대응은 선별진료 지침을 준수하고 선별 의료진이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감염 전파를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기관들의 진료가 일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선별진료와 대응으로 감염 전파와 확산을 막은 대동병원은 지역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의료기관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동병원 박경환 병원장은 “최근 코로나19 감염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연한 두려움에 의료기관 방문을 주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응급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코로나19 검사를 회피하다가 2∼3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선별진료 의료기관을 믿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조할 수 있는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동병원은 이번 확진환자 선별을 계기로 감염자의 원내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일반 환자의 의심환자 접촉을 철저히 막기 위한 더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특히 해외여행 이외 국내 감염자 발생지역 방문자를 파악하고 유증상자에 대한 보다 철저한 선별을 통해 감염 전파와 확산 방지에 힘쓸 계획이다.
지난 2월 초 중증환자가 상주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중환자실에 설치한 감염 예방과 바이러스 차단에도 효과적인 바이러스 제균 장비의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며, 통제된 출입구에는 박테리아와 먼지 유입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오염 방지 항균 접착 카페트를 추가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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