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 부를 수 있어 침묵했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됐다“
유영하 변호사가 3월 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서한을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수천 명이나 되고 30여 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며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며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영하 변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일요신문DB
유 변호사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늘 접견에서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의 정식 절차를 밟아 우편으로 받은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많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안다. 최종 의견 발표가 있다고 결정한 건 오늘 접견에서다”라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자신의 입당 여부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 말씀이 있어서 제 진로도 그를 쫓아서 따르도록 하겠다”라며 “미래통합당에 복당하든 미래한국당에 입당하든 대통령과 상의 드리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