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청·양평공사 고위직 출신 선거 캠프 기웃...퇴직공무원 정보·인맥 활용 선거중립 훼손 우려
사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선거 캠프에 양평군청 퇴직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포진되면서 공직사회의 선거중립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중에는 퇴직한지 2~3년 안팎의 국·과장 출신 공무원이 많아 지지한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한 자리’를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4·15 총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여주시·양평군 선거구 모 캠프에 퇴직한 전 양평군 실국과장들이 선거대책본부장, 상황실장, 본부장 등 주요 보직에 임명되어 선거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모 총선캠프에 합류한 인사는 양평군청 기획실장 출신인 A씨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A씨는 퇴직 후 양평군체육회 사무국장에 임명되더니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군수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캠프 출마 후보와 동창이기도 한 양평군청 최고위직 국장 출신인 B씨는 당 운영위원이면서 현재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군청 재직 중 유난히 기자, 공무원들과 술자리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졌던 인물로 공무원 선배인 A씨를 제치고 유력한 차기 군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항간의 소문이다.
역시 양평군청 5급 사무관 출신인 C씨는 퇴직 후 민선 6기 양평공사 본부장으로 취업하면서 지역내 대표적인 관피아로 비판받았다. 캠프 전략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특히 C씨 동생이 현재 민선 7기 양평군청 고위직에 재직 중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양평군청 5급 사무관 출신인 D씨 역시 민선 6기 양평공사 본부장에 이어 사장을 지냈던 인물로 지난 18일 후보 기자회견에도 보란 듯이 참석했을 만큼 캠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4, 5급 출신 양평군청 퇴직자들이 캠프를 드나들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민선 6기 5급 사무관으로 면장 출신인 E씨는 캠프 모 단장과 함께 자신이 예전에 근무했던 면을 돌며 후보 명함을 배포했다는 목격자도 나오는 등 ‘신 관권선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일부 퇴직 공무원들의 지나친 선거운동이 군민은 물론 공직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한 공직자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게 된 정보나 지식, 인맥 등을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일정 부분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물론 퇴직공무원들의 선거캠프 활동은 현행 공직자윤리법 적용은 받지 않는다. 하지만 수십년간 공직생활 중 취득한 정보나 인맥 등을 활용해 현직 공무원들이나 기관단체 회원들에게 영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퇴직한 공무원이 특정 후보를 도와 선거를 치른 이후 논공행상도 문제지만 엄정 선거중립을 지켜야 할 후배 공무원들이 선거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퇴직 공무원들의 선거운동 참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도 “퇴직 공무원의 낙하산 임용 폐해에 이어 선거에까지 이용되는 폐해가 속속 들어나고 있다”면서, “퇴직공무원들을 이용하여 불법 선거를 한다면 군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