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노인 폄하’‧김용민 ‘여성 비하’·정태옥 ‘이부망천’ 발언으로 판세 흔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말실수’로 미래통합당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4·15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4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골목에서 첫 거리 유세를 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박정훈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4월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참여 회원의 신상을 전부 공개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뒤늦게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여전했다.
황 대표는 ‘n번방’ 발언 논란이 일어난 다음 날(2일)에도 신체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를 빚었다. 그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48.1cm에 달하는 4‧15 총선 비례대표 투입용지를 들고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선거를 앞두고 나온 말실수들이 선거 판세를 뒤집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 앞두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역시 정치권 막말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정 의장은 선거를 20일 정도 앞둔 당시 “60~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빚었다. 선거 직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정 의장의 이런 실언 탓인지 열린우리당은 의석 과반을 겨우 차지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다.
2012년 19대 총선을 3주가량 앞둔 시점에서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 출신이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한 방송에 출연해 여성‧노인‧기독교 폄하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강간해서 죽이자”, 저출산 문제에 대한 주제에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는 취지의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다. 후폭풍이 거셌지만, 김용민 후보는 사퇴하지 않았고 민주통합당 역시 그를 후보로 유지하며 대응에 미숙함을 보였다. 그 결과 민주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라는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을 했고 이에 여론의 비난 수위가 거세졌다. 결국 인천시장 선거에서 유정복 한국당 후보가 35.4%의 득표율을 얻어 57.66%인 박남춘 민주당 후보에게 큰 차이로 뒤처졌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