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 시점 따라 ‘V’ ‘U’ ‘レ’ 자 등 전망 혼재…시장 주도 ‘개인’의 자금 여력 주목
최근 국내 증권시장의 개인 매수세가 두드러지면서 투자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의 반등시점이 투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낙관론…V자 반전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께 코로나19의 확산이 정점에 이르는 상황이다. 경제 피해 기간이 약 3개월로 제한되면서 하반기 반등의 계기를 잡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실제 코로나19가 통제됐다고 주장하는 중국의 경우 경제지표가 빠르게 정상화 되는 모습이다. 물론 중국의 발표와 통계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만약 중국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증시는 경제 정상화 기대를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한 상황이고, 각국 정부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친다면 주가는 올 초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현실론…U자 반등
코로나19 사태가 6월까지 이어질 경우다. 피해 기간이 길어지면서 회복에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북반구의 기온과 습도가 오르면서 전염성이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V자 모델에 비해 경제 피해 기간이 길지만 현재 전세계적인 경기부양 대책의 강도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 충분히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유럽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정점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가파르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재선 도전이 결국 코로나19 사태 조기 해결에 달렸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주효한가에 달렸다.
#비관론…レ자 회복
일명 ‘나이키’ 형 흐름이다. 코로나19가 하반기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 시나리오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 등 최근 중남미에서 전염이 확산되고 있다. 남반구의 겨울인 7~9월 바이러스가 계속 생존하면서 변형될 경우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수 있다. 경제 피해도 장기화되면서 경제 회복 탄력도 크게 훼손되는 모형이다. 다만 이른바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상황까지 번지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금의 방어형 접근보다는 공격적 접근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진단기술이 발달하고,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외국인 vs 개인’ 대전 승자는?
지난 1분기 코스피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간 사상 최대 규모의 대결이 벌어졌다. 올 들어 외국인은 1월엔 304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2월에는 2조 50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3월에는 무려 12조 6000억 원이라는 월간 사상 최대 규모의 역대급 순매도를 단행했다. 개인도 만만치 않았다. 1월 4조 5000억 원를 순매수하면서 2010년 5월 월간 순매수 역대 최대기록 4조 2000억 원을 10년 만에 경신했다. 2월에도 4조 9000억 원을 사들이며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우더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증시를 강타한 3월 11조 2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순매수를 기록한다. 방향을 결정한 것은 국내 증권사다. 1월 4조 2000억 원, 2월 2조 5000억 원, 3월 2조 6000억 원 등 내리 순매도다.
지수를 기준으로 투자주체별 코스피 평균매매 수준을 보면 올 들어 개인은 평균 1936선에 순매수했다. 3월 말 코스피가 1754인 점을 감안하면 9.38%가량 평가손실이다. 반면 외국인은 평균 1812선에 주식을 팔았다. 금융투자사들은 평균 2090선에 순매도했는데 코스피가 2200선 안팎이던 1월에 주식을 가장 많이 판 덕분이다. 개인과 함께 주식을 사들인 연기금의 평균은 1760이다.
3월만 떼어서 보면 개인의 분할매수 효과가 드러난다. 개인의 순매수 평균은 1785선으로 종가 대비 불과 -1.73% 낮다. 외국인은 종가보다 0.59% 높은 평균 1765선에서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사들은 평균 1869선에서 주식을 팔아 치웠다. 연기금은 1735선에 순매수해 지수 대비 1.07% 높았다.
#윤곽 드러난 3주체의 투자 전략
먼저 외국인은 아직 바닥은 오지 않았다며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유형이다. 과거 자료를 보면 이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때 큰 폭의 반등을 보였다. 기관은 일단 시장을 관망하다 코스피 1700선에서 종목별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전히 불안하지만, 우량주를 중심으로 단기 낙폭이 큰 종목을 담는 모습이다.
개인은 지속적인 분할매수다. 3월이 지나며 매입 평균단가가 크게 낮아졌다. 다만 상당한 자금을 소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하락 시에도 3월 같은 자금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고객예탁금은 3월 26일 45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증가세가 주춤하다.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개인이 쥐고 있다. 많아야 50% 초반 선이던 개인의 코스피 매매 비중은 3월 말 들어 60%를 넘어 70%에 육박하는 날도 등장하고 있다. 30% 육박하던 외국인 비중은 20% 안팎으로 줄었다. 기관 비중도 3월 하순 이후 10%대로 뚝 떨어졌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