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영화 관객 수가 연일 바닥...일일·주말 관객 수 2004년 이후 최저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3월 전체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3월뿐만 아니라 월별 전체 관객 수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3월은 2004년 이후 가장 적은 관객을 동원한 달이었다.
3월 한국영화는 전년 동월 대비 95.1%(596만 명↓) 감소한 31만 명을 모아 3월과 월별 모두에서 2004년 이후 최저 관객 수를 기록했다. 3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5.3%(509억 원↓) 감소한 25억 원이었다. 3월 외국영화는 전년 대비 81.8%(688만 명↓) 줄어든 152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5년 이후 3월과 월별 모두에서 최저 기록이었다. 3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2.7% (605억 원↓) 감소한 127억 원이었다.
일별 관객 수도 연일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3월 23일 2만 6천 명까지 떨어졌던 일일 전체 관객 수는 지난 4월 6일에는 1만 6천 명을 기록해 2004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만 명대의 일일 전체 관객 수를 나타냈다. 그리고 4월 7일에 1만 5천 명을 기록하며 2004년 집계 이후 최저 일일 관객 수를 기록했다. 주말 관객 수 역시 3월 넷째 주말(3월 27일~29일)에 15만 8천 명으로 떨어졌고, 4월 둘째 주말(4월 10일~12일)에는 9만 9천 명을 기록하면서 2004년 집계 이후 최저 주말 관객 수를 기록했다.
3월 국내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인비저블맨’ 공식 포스터
#경쟁작 부재로 43만 명에 그친 ‘인비저블맨‘이 흥행 1위
3월 전체 흥행 1위는 43만 명(누적 54만 명)을 동원한 저예산 스릴러 ‘인비저블맨‘이었다. ‘인비저블맨‘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쟁작이 없었던 덕분에 2월 26일 개봉한 이후 28일 연속으로 1위를 수성하기도 했다. 전체 흥행 순위 2위는 31만 명(누적 71만 명)을 모은 ‘1917‘이었다.
한국영화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13만 명(누적 62만 명)으로 전체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전체 흥행 순위 5위에 자리한 ‘정직한 후보‘는 3월의 10만 명을 더해 153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손익분기점(150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며 여성 원톱 주연 영화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재개봉작으로 버티는 극장가
코로나19가 극장가에 직격탄이 되면서 개봉편수도 줄었다. 디지털 온라인 시장 흥행을 목적으로 한 성인물, B급 액션영화 등의 형식 개봉작을 제외한 실질 개봉편수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 1월 한국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4편이었는데, 2월 10편, 3월 7편으로 줄었다. 개봉일로부터 일주일간의 최대 스크린 수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500개관 이상으로 개봉한 한국영화는 1월과 2월 각각 4편과 3편이었으나, 이번 3월에는 0편이었다.
외국영화 실질 개봉작은 지난 1월 36편에서 2월과 3월에 각각 25편과 23편으로 줄었다. 스크린 500개 이상으로 개봉한 외국영화의 편수도 1월과 2월 각각 4편과 6편이었으나, 3월에는 1편에 불과했다.
극장은 기획전 형식의 재개봉작으로 부족한 공급을 채웠다. 지난 2월 26일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3월 3만 2,416명의 관객을 모아 3월 재개봉작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고, ‘스타 이즈 본‘이 3만 2,283명으로 2위에 올랐다.
특히 3월 재개봉작 흥행 순위 4위에 오른 ‘라라랜드‘는 재개봉일(2020년 3월 25일, 문화가 있는 날) 당일 9,903명의 관객을 모아 전체영화 흥행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영화로는 ‘살인의 추억‘이 4,089명을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3,481명으로 뒤를 이었다.
#OTT 이용량 상승, TV VOD 영화소비는 신작 부재로 감소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OTT(Over The Top) 이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과 달리 TV VOD(IPTV 및 디지털케이블TV)를 통한 영화 소비는 3월에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의 일별 이용건수 집계(olleh tv 기준)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총 이용건수는 130만 건이었는데, 이는 2019년 162만 건, 2018년 147만 건과 비교해 각각 32만 건, 17만 건 감소했다. 극장 개봉 신작 중심으로 빠른 소비가 이뤄지는 TV VOD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의 위축이 TV VOD에도 파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2월 말 이후 개봉 예정작들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3월 TV VOD 신작 라인업에도 공백이 생겼다. 3월 12일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와 평년(2017~2019년) 대비 모두에서 TV VOD 이용건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이 역시 신작 부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비저블맨‘ 배급한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배급사 순위 1위
‘인비저블맨‘(43만 명) 등 2편을 배급한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가 관객 수 43만 명, 관객 점유율 23.4%로 3월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1917‘(31만 명) 등 4편을 배급한 ㈜스마일이엔티는 관객 수 31만 명, 관객 점유율 16.9%로 2위에 올랐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13만 명) 등 1.5편을 배급한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이 관객 수 13만 명, 관객 점유율 7.3%로 3위에 자리했다.
#독립·예술영화 : 사회고발 실화영화 ‘다크 워터스‘ 1위
3월에 500개관 이상으로 개봉한 유일한 영화인 ‘다크 워터스‘가 3월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사회고발 실화영화인 ‘다크 워터스‘는 지난 3월 11일 575개관으로 개봉해 3월 한 달간 12만 2천 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로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3월 2만 명의 관객을 모아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영화 프로듀서가 주인공인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예술영화에 대한 오마쥬, 시네필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 등을 통해 예술영화 관객층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4월 12일까지 2만 3천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며 코로나19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분전했다. ‘벌새‘ ‘메기‘에 이어 ‘찬실이는 복도 많지‘까지 여성 감독과 여성 주연이 조합을 이룬 한국 독립영화들이 선전하면서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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