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나르코스’ 등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남산의 부장들’ ‘익스트랙션’ 등 최신작까지 풍성
여행을 계획하기엔 아직 불안한 요즘, 이번 황금연휴엔 제 때 못 본 영화나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집콕’족도 많아졌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최근 여러 악재를 뚫고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한 영화 ‘사냥의 시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담은 스릴러 영화다. 2월 중순에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미뤄지면서 4월 23일 넷플릭스로 처음 공개됐다. 극장에서 봤어야 할 영화를 안방에서 볼 수 있게 됐으니 넷플릭스 회원들에겐 뜻밖의 선물이 된 셈이다.
이는 ‘사냥의 시간’의 흥행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기생충’으로 관심을 받은 배우 최우식을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대세 배우가 된 박정민과 안재홍, 이제훈의 결합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원래 같았으면 극장에서 봤어야 할 영화였다는 점이 시청자를 자극해 넷플릭스에서 꼭 봐야 할 영화 리스트에 올려놓게 만들었다. 덕분에 ‘한국의 TOP 10 영화’에도 연일 스트리밍 1, 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스릴러물답게 심장을 조이게 만드는 사운드가 추격전의 몰입감을 더해 압권이라는 후문이다.
‘사냥의 시간’을 재미있게 봤다면, 다음은 뭘 봐야 할까? 사냥의 시간 연장선상에서 범죄 스릴러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과 ‘나르코스’까지 섭렵해 봐도 좋다.
시즌 4까지 제작된 ‘종이의 집’은 1명의 천재와 8명의 범죄자가 거액의 돈을 빼돌리기 위해 스페인 조폐국과 국립은행을 접수해 인질극을 벌이는 세기의 강도 사건을 다루고 있어 스케일이 크다. 수사망을 피해 돈을 빼돌리려는 자들의 치밀한 계획이 돋보이는데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전개와 반전으로 보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에미상 베스트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마약 거래상의 이야기를 다룬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는 시즌1, 2, 3으로 총 30편이 제작됐고 그 인기를 이어 ‘나르코스:멕시코’ 편은 시즌1, 2로 총 20편이 넷플릭스에 공개돼 있다. 1980년대 콜롬비아 마약왕의 체포 작전을 다룬 전편에 이어 후속 편에서는 주 무대를 멕시코로 옮겨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액션이 더해져 박진감이 넘친다. 마약 스토리에 관심이 간다면 실제 아프가니스탄 마약왕을 추적한 제이슨 폭스가 전 세계 마약 거래 상황을 담은 ‘리얼 나르코스 리포트’도 챙겨볼 만하다.
사냥의 시간’부터 ‘종이의 집’‘나르코스’까지 최근 넷플릭스에선 범죄 스릴러물이 인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냥의 시간’과 함께 톱 10에 오르내리는 ‘익스트랙션’도 화제몰이 중. 거대 범죄 조직에 납치된 마약왕의 아들을 구하며 벌이는 액션 구출극이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제작했던 루소 형제가 제작하고 마블 시리즈의 히어로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연을 맡아 액션물의 끝판왕이라 평가되고 있다.
연애가 그리운 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연애 리얼리티 쇼 ‘투 핫’을 권한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싱글 10명이 휴양지에 모여 연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키스와 스킨십이 금지되는 규칙 속에서 러브라인을 만들며 상금까지 타야 하는 참가자들의 연애담이 킬링타임용으로도 그만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슈퍼배드’ 시리즈가 업데이트됐다. 귀여운 노랑 꼬맹이 미니언즈들의 알콩달콩 악당일기가 밉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다. 윌러비 남매가 부모를 멀리 보내버리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서는 익살스러운 모험을 그린 ‘윌러비 가족’도 아이들의 취향저격 애니메이션이다. 스토리가 참신해 어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다.
돈벌이를 위해 범죄를 선택한 고등학생들의 청소년 범죄와 그들이 치뤄야 하는 혹독한 대가의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인간수업’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은숙 작가의 팬이라면‘더 킹: 영원의 군주’를, 문득 의료진의 일상이 궁금해졌다면‘슬기로운 의사생활’정주행을 추천한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국내 작품으로는 4월 29일 공개된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도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돈벌이를 위해 범죄를 선택한 고등학생들의 청소년 범죄와 그들이 치러야 하는 혹독한 대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배경으로 10대들과 어른들의 보이지 않는 이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진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10대들의 이중성과 집요한 잔인함이 신예 배우들을 통해 구현돼 참신함을 더했다.
얼마 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남산의 부장들’도 스트리밍 상위권에 있다. 1979년의 박정희 암살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배우 이병헌의 재회로 기대감을 더한다. 5060부모세대와 7080자녀세대가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최신작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도 높다.
‘도깨비’와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을 쓴 김은숙 작가의 팬이라면 최근 방영을 시작한 ‘더 킹: 영원의 군주’를 몰아볼 수도 있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 차원이 다른 평행세계에서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의 판타지형 로맨스 드라마다. 내용에 다소 황당한 부분이 있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약해 일각에선 혹평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이민호와 김고은의 케미와 정은채, 이정진 등의 연기가 볼 만하다.
코로나19 탓에 갑자기 의료진들의 일상이 궁금해졌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 정주행도 추천한다. ‘한국의 TOP TV 프로그램’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작품으로 넷플릭스에 7화까지 공개되어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듯 옛 감성도 물씬 느낄 수 있다.
하나 더, 넷플릭스를 차량 등 이동 중에도 보고 싶다면 Wi-Fi 상태에서 미리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로드해 저장해 놓으면 인터넷을 쓸 수 없는 환경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 앱 하단에 ‘저장한 콘텐츠 목록’을 클릭하면 저장 가능한 콘텐츠 목록이 뜬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