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등 톱7 대중과 쌍방향 소통…코로나19에 공연 연기, 활동 공백 틈새 파고들어
종합편성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35.7%(닐슨코리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3월 12일 막을 내린 ‘미스터트롯’의 열기가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아가고 있다. 4월 2일 정규 편성돼 매주 목요일 밤 방송하는 ‘사랑의 콜센타’가 그 주인공이다. ‘미스터트롯’이 발굴한 스타 7인이 그대로 출연해 시청자로부터 신청곡을 받아 즉석에서 직접 노래를 불러주는 콘셉트로 관심을 얻고 있다.
‘사랑의 콜센타’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23.1%를 기록,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위성채널 예능프로그램들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기록이다. ‘미스터트롯’의 열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TV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분석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비드라마 177편을 대상으로 화제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사랑의 콜센타’가 1위에 올랐다. 사진=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방송 화면 캡처
#종편 시청률 다시 쓸 기세
TV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분석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비드라마 177편을 대상으로 화제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사랑의 콜센타’가 1위에 올랐다. 뉴스 기사와 온라인 블로그, 동영상, SNS 등 정보를 토대로 자주 언급된 횟수를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 결과로 벌써 3주 연속 1위다. 임영웅은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비드라마 출연자 부문 화제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사랑의 콜센타’의 출발은 일종의 팬 서비스였다. 톱7에 선발된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가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걸려온 시청자의 전화로 각양각색 사연이 곁들여진 신청곡을 받고 이를 즉석에서 불러주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시작하자마자 또 한 번 ‘대박’이 터졌다.
방송 관계자들과 가요계 전문가들은 ‘사랑의 콜센타’와 ‘미스터트롯’이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분석한다. 톱7에 선발된 가수들이 다시 등장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열창으로 화제를 모으는 것은 비슷하지만 대중과 ‘쌍방향 소통’은 좀 더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콜센타’의 한 제작관계자는 “시청자의 콜(전화) 참여로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강점이 확실히 부각되고 있다”며 “‘미스터트롯’이 시청자의 전화 투표를 통한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함께 사연을 공유하고 노래까지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통의 범위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더 이상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아니다. 순위 다툼이 끝나니 출연진들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그야말로 무대와 노래 자체를 즐기게 된 가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뽐내고 매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시청자는 호감을 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트로트에 국한됐던 ‘미스터트롯’의 한계까지 벗어났다. ‘사랑의 콜센타’에서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곡은 임영웅이 부른 발라드 ‘그대 안의 블루’다.
음반 투자사의 한 관계자는 “‘사랑의 콜센타’에 신청곡을 접수하는 주요 시청층은 40~60대 여성들이다. 이들이 꺼내는 사연들은 대부분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낄 만한 생활 속 이야기이고 신청곡도 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유행한 곡들”이라며 “비슷한 정서를 나누고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로트에 국한됐던 ‘미스터트롯’의 한계까지 벗어났다. ‘사랑의 콜센타’에서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곡은 임영웅이 부른 발라드 ‘그대 안의 블루’다. 사진=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방송 화면 캡처
#유튜브 조회수 확보에 음원 수익까지 ‘킬러콘텐츠’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사랑의 콜센타’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신청방법’ ‘전화연결’ 등 키워드가 곧장 뜬다. 사연을 접수하고 노래를 신청하려는 시청자의 움직임이 폭주하고 있어서다. 프로그램 온라인 게시판이나 관련 SNS에서는 ‘사랑의 콜센타’에 효과적으로 신청곡을 접수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의견도 활발하게 오간다.
인기는 유튜브에서도 확인된다. 임영웅이나 이찬원이 노래하는 장면을 담은 짧은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 조회수는 100만 건을 가뿐히 넘긴다. 임영웅이 부른 ‘상사화’의 무대는 유튜브 공개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했고, 같은 날 임영웅이 부른 또 다른 노래 ‘데스파시토’ 역시 라이브 영상 조회수가 100만 건을 훌쩍 넘겼다. 절절한 감성을 담은 열창으로 시청자에 깊은 여운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화제는 고스란히 후광효과로도 이어진다. ‘사랑의 콜센타’에서 톱7이 선보이는 노래는 곧바로 온라인 음원으로 출시되고 있다. 음원 판매에 따른 수익금이 자동 발생하는 구조다. ‘TV조선의 효자’라는 말은 결코 과장된 평가가 아니다. 사실 톱7은 ‘미스터트롯’을 끝내고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설 계획이었다. 공연계에서는 이들의 막강한 팬덤에 주목하고 과연 얼마만큼의 관객을 모을지를 두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연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활동에 공백을 맞았기 때문이다. 틈틈이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이어갔지만 7명을 한 무대에서 보길 원한 팬들의 요구가 높았고, 그 틈을 파고든 ‘사랑의 콜센타’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