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와 차별 시정하고 함께 사는 미래의 기초 놓을 것” 사회적 합의 제안
은수미 성남시장. 은수미 시장은 노동자 중심의 노동개혁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노동자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데 ‘전 국민 고용보험’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성남시 제공
노동(勞動)이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표준국어대사전 발췌)를 말한다. 우리는 아직 ‘노동’이 아닌 ‘근로(勤勞·부지런히 일함)’(표준국어대사전 발췌)의 시간을 살고 있다.
온전히 노동이 노동으로서 인정되고,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존중받는 사회. 이 하나를 위해 일신의 안위와 영광을 포기한 이들이 있었다. 은수미 역시 그들 중 한 사람이다.
20~30대를 노동운동에 헌신하며, 옥고를 치르기도 한 은수미에게 ‘노동’은 국회의원을 거쳐 성남시장에 이른 지금까지 인생 전반을 관통하는 화두이자 영원한 숙제다.
그런 그가 최근 ‘전 국민 고용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의역 김군, 발전소 청년 노동자 김용균, 어느 택배 노동자, 이천물류창고 공사 현장 노동자 등 살기 위해 죽음을 등에 지고 일해야 하는 비극. 이 비극의 사슬을 끊고, 국민 절대다수인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을 향상해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는 대개혁의 첫걸음에서 은수미는 ‘전 국민 고용보험’을 말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위험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노동자, 비정규직, 예술계 종사자들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는 데 고용보험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우리 모두는 나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노동자다. 노동자에게 노동자로서의 삶을 보장하고 위기에서 버텨낼 힘이 되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바로 그 무엇, 노동자인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작은 보호장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 국민 고용보험’이 양극화와 차별을 시정하고 함께 사는 미래의 튼튼한 기초를 놓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K-방역에 이어 ‘전 국민 고용보험’이 만들어 갈 내일의 대한민국은 극한의 위기에서도 인류가 공존하고 번영하는 K-공동체로 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은수미 시장은 ‘전 국민 고용보험 플랜’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제안하며 “조율하고 타협하며, 포기하지 않고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꿈꾸어 보자”고 강조했다. 사진=성남시 제공
‘전 국민 고용보험 플랜’을 통한 사회적 합의 제안…“조율하고 타협하며, 포기하지 않고 가보자”
은수미 시장은 “불공정을 해결해야 한다. 언택트 디지털 시대에도 시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콘택트 아날로그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배달맨부터 콜센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택트 노동자들 덕분에 사재기 없이 코로나19를 넘어서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기여를 한 이 분들은 안전망에서 배제되곤 한다. 이 같은 불공정은 사라져야 한다”며 “이웃이 없으면 나도 없다. 사회가 없이 우리의 아이들을 키울 수 없다. 새벽배송 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사재기라도 해야 하고, 청소하시는 사람들이 없으면 쓰레기를 쌓아두고 살아야 한다. 이름 없이 묵묵히 일하는 예술가들이 없으면 K-팝도 K-트로트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감염병 시대,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한다. 그중 핵심은 이번 재난에서 드러난 한국사회의 민낯, 예를 들어 고용보험 가입 유무에 따른 격차를 넘어서는 것이다”라며 “시민들의 언택트(비접촉) 삶을 위해 콘택트(접촉)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일수록 고용보험 가입이 더 어렵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조율하고 타협하며, 포기하지 않고 가보자는 것이다. 한국의 의료보험 덕분에 이만큼 버텼듯이 바뀐 고용보험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꿈꿔보자는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물러나지 말자”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 플랜’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제안했다.
고용보험 기금만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예산을 포함해 국민보험의 형식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대상자의 기준소득은 ‘근로계약을 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일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월급이 아닌 소득으로 기준을 잡는 방안이다.
그는 “소득의 파악은 충분히 가능하다. 사회보험과 국세청 자료를 연계하는 서비스만 열면 대부분의 소득이 파악된다”며 “소득자료는 있는데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이며, 이미 영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은 카드의 사용률이 너무 높아서 소득파악이 더욱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세청 세금자료와 사회보험 자료의 연계서비스가 필요하다. 2000억 원 가까운 성남형 연대안전자금을 풀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위험에 빠진 사람, 필요한 사람들을 파악하는 방법이 신청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외국처럼 국세청과 사회보험이 연계되어 있으면 시민의 신청 대신 정부의 확인만으로 충분해 석 달 걸릴 일이 3일이면 해결된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멱살 잡히거나 고성이 오갈 일도 사라진다.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무점포 1인 자영업자들이 소득 입증을 못해 배제될 일도 없어진다. 전 국민 고용보험을 위해 가장 필요한 소득자료 연계서비스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수미는 말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두렵고 힘들겠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기에 우리는 여기서 멈추어 설 수 없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버리고 나 혼자 갈 수도 없다. 한시라도 빨리, 더디더라도 함께, 우리는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우리가 가는 여정에 믿음직한 동행이 되고, 이정표가 되며, 나침반이 될 것이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