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 폭행·폭언 쏟아내 끝내 목숨 끊게 만들어…구속 가능성도 ↑
주민의 갑질로 숨진 경비원 고 최희석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그가 생전 근무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열렸다.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 강북경찰서는 17일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의 사망과 관련, 가해자 A 씨를 상해 및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A 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오후 1시께 경찰에 출석한 A 씨는 “폭행을 인정하느냐”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A 씨는 지난 4월 21일 아파트 내의 이중 주차 문제로 숨진 최 씨와 마찰을 빚은 뒤 그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28일 입건됐다. A 씨는 최 씨를 상대로 사직을 강요하는가 하면 마주칠 때마다 욕설과 폭언을 내뱉었고, 쌍방폭행을 주장하며 거액의 부상 치료비까지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입주민들은 최 씨의 사망 이후 A 씨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에 연대서명했다. 숨진 최 씨를 위로하는 작은 추모식도 입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최 씨의 유족들은 A 씨의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의 마지막 발인 날짜까지 A 씨는 끝내 장례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한편 자신을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을 작성했다. 이 청원은 17일 오후 2시 기준 38만5000명이 넘게 동의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