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오른쪽)이용경 KT사장 | ||
사실 이 두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통신업계에선 몇 년 전부터 KT 사장 출신이자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상철씨와 이용경 KT 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자주 만난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었다. 실제로 이들의 관계는 KT와 삼성전자의 전략적 사업협력 관계로 발전하기도 했다.
지난 6월20일 두 회사가 사업협력 협정서에 조인을 한 것. 그렇다면 왜 두 회사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 발전한 것일까. 일단 KT는 완전민영화를 앞두고 3년만기 무보증 교환사채 3조6천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따라서 이 사채는 만기인 2005년 5월 주식으로 전환될지 여부가 결정난다.
만약 KT의 주가가 2005년에 5만원을 넘지 못하면 KT는 엄청난 채권 상환액에 시달리게 된다. 주가가 5만원 이상이 되려면 KT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KT는 민영화를 전후해 MS, 소니, 삼성, 휴렛팩커드 등 IT강자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사업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제휴가 곧 증시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와 KT의 사업협력 조인식. | ||
홈네트워크사업은 반도체 사업에 가려 맥을 못추고 있는 디지털기술과 가전사업군을 일거에 살릴 수 있는 분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삼성을 그만두기 직전까지 몸담았던 분야가 바로 이 디지털미디어 부분이다. 진 장관은 정통부 장관이 된 뒤에도 홈네트워크 사업을 미래성장 신사업으로 정했다. 이렇듯 각광받고 있는 홈네트워크사업은 통신과 홈오토메이션을 결합시킨 분야다. 이 사업부문이 활성화될 경우 세탁기, 냉장고, 홈시어터, 디지털방송 등 가전분야에서 엄청난 대체 수요가 생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눈여겨볼 대목은 삼성전자에서 분사된 홈네트워크 사업체인 서울통신기술의 향방. 이 상무는 서울통신기술의 최대 주주였다. 하지만 최근 이 상무가 서울통신기술의 지분을 팔았고, 삼성전자에서 다시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홈네트워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야심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벌써 삼성전자의 신사업팀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구성됐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최근 극비 골프회동을 한 이 상무와 이용경 KT 사장의 만남은 이런 서로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골프도 치고 스킨십을 높여야 하는 게 당연한 것. 통신업계와 전자업계의 이목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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