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제보자 색출중” 지인들 증언 극도로 꺼려…경찰, 과거 통화내역 조사 ‘여죄’ 찾는 중
아이 돌 잔치 때 아이를 안고 있는 최신종. 사진=최신종 카카오톡 프로필
일요신문이 최신종 고향인 전북 전주에서 만난 그의 지인들은 대부분 이번 사건에 관해 말하길 꺼렸다. 주변 사람들은 혹시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받은 최신종이 사회로 나올까 두려워했다. 유의미한 증언도 있었다. 복수의 최신종 지인들은 “8년 전 ‘증발’한 사람이 있다. 최신종과 가깝게 지내던 여성이다. 모두가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최신종
최신종은 “술을 마시면 개”가 되긴 했지만 ‘자기 사람’이라고 여기는 주변 사람들한텐 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최신종과 샅바를 잡아본 지인 C 씨는 “운동을 열심히 했고 성실했다. 성적도 좋았고, 주변 선배들한테 인사도 잘하고 깍듯했다”고 전했다. 최신종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며 씨름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으면서 씨름을 접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지인 D 씨는 “언론에 나온 것처럼 술 마시면 폭력성이 드러나고 소위 ‘개’가 되기도 한 건 맞다”면서도 “적어도 내가 알기론 괜찮은 사람이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 충격적이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신종의 초등학교 씨름부 감독이었던 E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그는 “(신종이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복수의 최신종 지인들은 최신종이 전주의 유명 조직폭력배 일원이라고 전했다. 이 사안에 밝은 F 씨는 “최신종은 조직에서 활동한 게 맞다”며 “경찰이 전주 지역 조직원들 명부를 매번 업데이트하는데, ‘새끼급’은 그 명부에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직원이 아니라고 발표한 듯하다”고 전했다. 최신종은 남동생과 함께 전주와 전북 지역에서 프랜차이즈 퀵서비스 업체를 운영했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5월 20일 최신종의 신상을 공개했다. 사진=전북경찰청 제공
앞서의 F 씨는 최신종 지인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말하길 꺼려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F 씨는 “전주는 좁아서 말하면 누군지 다 알게 된다”며 “지금 누가 언론에 제보했는지를 그쪽 사람들이 색출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신종이 형량을 낮추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신종은 첫 번째 살인이 있었던 바로 다음 날인 4월 15일 20분 분량의 ‘음성유서’를 아내, 동생, 누나, 아이에게 남겼다. 최신종은 유서에서 “미안하다. 자녀를 잘 부탁한다”는 등의 말을 했다.
최신종은 두 번째 살인이 있기 전날인 4월 17일엔 아내가 처방받은 정신신경안정제 등을 복용했다고 전해진다. 최신종은 경찰 조사에서 “약을 먹어 (살인을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최신종은 4월 25일 경찰에 검거된 뒤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볼펜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약 복용 사실이 인정돼 심신미약 판정을 받을 수도 있고, 유서를 남기거나 자해를 한 사실이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실제론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수사 방해로 가중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8년 전 ‘증발’한 여성이 있다”
복수의 최신종 지인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8년 전 최신종을 만난 여성이 갑자기 ‘증발’한 적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라며 “물론 다른 지역으로 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 후에 연락되는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최신종의 여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다만 풍문일 뿐 해당 여성이 실종자 명단에 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신종 사건을 지휘하는 전북지방경찰청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실종자 명단에 없다면 찾기 힘들겠지만 이미 (여죄를 밝히기 위해) 8년 전보다 더 긴 기간에 해당하는 통화 내역을 뽑아서 실종자 명부와 대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주=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