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장단 선출해야” vs 야 “원구성 합의가 우선” 강대강 대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6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을 지키지 않는 게 협치로 둔갑하고,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양 포장되었던 잘못된 관행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른 원 구성 시한을 지키라며 통합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 1호 안건은 국회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 소집요구의 건”이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통합당 회의실에 붙은 ‘변화 그 이상의 변화’라는 말이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데 통합당이 조건 없이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통합당은 21대 국회 원 구성 문제 등이 합의돼야 국회의장단을 선출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장이 원 구성 협상보다 먼저 뽑힐 경우 18개의 상임위원회 강제 배정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현재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 만큼 통합당은 민주당의 단독 의장 선출을 막아야 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일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다”며 “민주당이 야당일 때 88일간 원 구성 협상하며 의석수 비율보다 오히려 더 많은 상임위원장을 받아갔던 정당이 입장이 바뀌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고 ‘법대로’를 내세우며 강행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모든 독재 정권이 ‘법대로’를 외치지 않은 독재정권이 없다”며 “심지어 히틀러의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내세워 독재를 해왔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사진=박은숙 기자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새 국회가 열리면 7일 이내에 첫 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 이후 3일 내에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역대 국회 가운데 원구성이 법정 시한 내에 이뤄진 전례가 없다. 관례대로라면 국회의장단 선출 역시 원구성 협상 후에 이뤄졌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