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서 터진 코로나19 사태 일파만파에도 ‘입 꾹’…“쿠팡은 평소에도 노하우라며 정보 공개 안해”
쿠팡의 부천물류센터 전경.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산된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으로 쿠팡의 ‘비밀주의’ 운영 방식이 꼽힌다. 사진=박정훈 기자
쿠팡은 지난 5월 24일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이를 직원들에게 즉각 알리지 않았고 다음날인 25일 오후 조 직원들을 정상출근시켰다. 쿠팡은 또 이틀 뒤인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물류센터에서 매일 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모든 직원이 쓸 수 있는 충분한 분량의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무자가 착용하는 모자와 키보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거나 ‘손 소독제통이 빈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기도가 역학조사에 필요한 배송직원 명단 제공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쿠팡은 응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쿠팡이 고의로 지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특별사법경찰과 포렌식 전문가, 역학조사 팀을 보내 강제 조사를 지시했고 결국 영업정지 수준인 집합금지 명령까지 내렸다.
쿠팡은 여전히 물류센터 근무 방식과 직원 수, 노동 형태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정보나 데이터를 공개한 것을 본 적이 없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노하우라는 이유에서 거부한다”며 “심지어 쿠팡과 거래하는 외부 관계자들이 쿠팡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니 (타사인) 우리에게 물어볼 때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쿠팡이 비밀주의를 고수한다 할지라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쿠팡의 존립이 오갈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