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좌남수 의원과 3선의 김용범 의원, 의장 추천 놓고 대립
좌남수 의원과 김용범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프로필
좌 의원은 ‘최다선·연장자 합의추대’ 관례 복원을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김 의원은 전반기 의장선거에 나서 낙선한 좌 의원은 후반기 의장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의견 차는 제11대 도의회 개원을 앞둔 2018년 6월 의원총회에서 의결한 합의사항에서 비롯됐다. 당시 합의사항에는 전반기 의장 경선 참여자에 대한 후반기 원 구성에서 의장 등의 보직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의원 측은 이에 따라 전반기 의장 경선 참여자인 좌 의원은 후반기 의장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은 6월 9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회칙’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조금 달라졌다. 이날 가결된 개정안의 핵심은 ‘당 소속의원의 권한 및 의무’라는 신설 조항이다. 여기에는 ‘의장단 피선거권과 관련해 당 소속 의원이라면 누구나 피선거권을 갖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좌 의원 측은 이 개정안에 따라 ‘당 소속 의원이라면 누구나’ 피선거권을 갖는 만큼 전반기 의장선거 낙선과 관계없이 출마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이와 전반기 의원총회 합의사항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반기 의결 합의사항을 폐기 또는 수정하는 것을 의원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했어야 하는 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좌 의원 측은 ‘최다선·연장자 합의추대 관례’의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좌 의원이 4선으로 1949년생인데 반해 김 의원은 3선으로 1963년생이다. 이에 김 의원 측은 좌 후보가 2011년 대법원에서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아 당시 도 의원직을 상실한 적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노총 제주본부장 시절인 2003년 근로자복지센터 보수비 명목의 보조금을 착복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 다만 당시 좌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관행으로 이어져 오던 회계처리절차가 법적 문제가 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조직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개인적으로 모두 갚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26일까지 후반기 의장단의 후보 추천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5일 오후 5시 의원 총회를 열고 차기 의장 선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김 의원 측이 좌 의원의 출마를 전제로 한 경선 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날 경선까지 무난히 진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