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전 부총리 등 옵티머스 펀드 자문역에 이름…‘네트워크 활용’ 모피아 막강 영향력 주목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헌재 전 부총리와 채동욱 전 총장이 어떤 식으로 이번 사태와 연관이 있는지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주도했던 것이 경제관료 집단이었고, 실제 사모펀드 생태계에서도 이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른바 ‘모피아(재무부 관료출신 집단)’와 자본시장의 검은 거래가 드러날지 관심이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rivate Equity) 분야에서 모피아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도 고 박태준 총리의 사위로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떼돈을 벌고 이를 바탕으로 20년째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당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집단이 바로 모피아다. 회사를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그림도 모두 정부에서 그리던 시절이다. 이른바 ‘이헌재 사단’이 뜬 것도 이때다. 외환은행(하나은행과 합병)을 론스타에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아예 보고펀드라는 PE를 직접 설립했다.
모피아들은 행정고시 기수와 현직 근무 당시 인연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로 각종 금융관련 인허가권과 은행 등 전주(錢主)들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직 금융기관의 감사와 사외이사에도 관료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경제관료 집단에 대한 권력의 의존은 피할 수 없다. 현직 관료들도 은퇴 이후 ‘자리’를 보장받기 위해 전직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로펌 등 로비 집단이 ‘고문’직을 제공하며 둥지 역할을 하고, 이들과 연결된 기업들이 돈을 댄다. 검찰 등 ‘사법고시’를 매개로 한 법조인 집단과 꼭 닮았다.
돈을 모으고, 판매 채널을 뚫고, 당국의 감시를 피하며, 최대한 유리하게 제도와 인허가권을 활용해야 할 사모펀드에게 모피아는 최적의 로비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