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찬영 회장과 통화를 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그는 평소 언론과 딱히 거리를 두지는 않았지만, 회사가 부도난 이후 그의 전화는 연결이 안되기 일쑤였다. 그와 친분이 돈독하다는 사람들을 수소문한 끝에 이뤄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부도낸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면서도 담담하게 말을 했다.
─부도 이유는.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5천만원 짜리 어음을 끊어줬는데 올해 초 이것을 막지 못했다. 내 생전에 처음 써 본 어음이었다. 결국 어음 5천만원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난 것이 맞다.
─자산이 1백억원이 넘는 회사가 5천만원으로 부도가 난 것은 믿기 어렵다. 항간에는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관측도 있다.
▲고의 부도는 아니다. 그동안 곪았던 문제가 터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영 실수도 있었고, 내 의도와는 다르게 회사가 지나치게 커버린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부가 이자 제한선을 확정짓고 난 뒤,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지난해 대호의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부에 잘못 전해진 얘기다. 주주들과 어떤 법적 송사도 없었다. 나에게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친지, 친구들이다. 이들과는 10년 이상을 거래해왔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데 이들이 왜 나를 법적으로 거나. 한동안 언론에 잘못 전달돼 오해도 많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결국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얘긴가.
▲현상황에서 대금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나는 대금업을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세무조사를 통해 지난 2001년 세금을 1백억원 이상 맞았다. 더구나 정부에서 정한 이자율 제한폭은 현실과는 맞지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쨌거나 회사를 부도낸 상황에서 할 말은 없다. 지금은 채권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나중에도 대금업을 할 것이다. 소규모의 법인으로 꾸려나가고 싶다.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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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1 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