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연속 개막전 선발 유력…‘선수 생명 연장’ 추신수·‘친정생각’ 김광현 비장한 각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에서는 류현진이 가장 먼저 출전할 전망이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훈련 중인 류현진은 오는 25일 오전 7시 40분 미국 플로리다 트로피카나필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류현진은 지난해 LA 다저스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설 확률이 높다.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0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토론토와 탬파베이의 맞대결은 류현진과 최지만의 대결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한다. 다만 최지만이 좌투수가 선발로 나올 경우 벤치를 지킬 확률이 높아 개막전에서 만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25일 오전 9시 콜로라도 로키스와, 김광현이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5일 오전 9시 15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개막전을 한다.
그동안 시즌 개막을 기다리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인훈련을 이어왔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각각의 사연을 안고 서머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먼저 류현진은 지난 1월부터 6개월가량 머물던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을 떠나 토론토 입성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경험했다. 미국과 캐나다 간 국경 봉쇄 문제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원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서머캠프와 정규시즌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플로리다 전역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계획을 변경, 토론토로 이동을 결정했다.
토론토 시정부, 온타리오 주정부, 캐나다 연방정부의 승인을 거쳐 전세기를 타고 토론토로 향한 류현진은 토론토 입국 전 플로리다에서 세 차례 코로나19 검사와 한 차례 피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선수단 외에는 외국인 가족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류현진은 아내와 생후 53일 된 아기를 플로리다에 남겨 두고 토론토로 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두 차례의 라이브BP(타격연습)를 통해 4이닝 53구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린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라이브BP를 진행하는 스케줄대로라면 오는 14일 세 번째 라이브BP를 통해 70개 이상의 공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신수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4, 5월까지만 해도 개막 일정이 나오기만 기다리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6월부터는 개인훈련에 대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일부 선수들은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시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녀가 3명인 추신수도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올해를 끝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FA(자유계약) 7년이 끝나는 그는 올 시즌 60경기를 포기하면 선수생활 은퇴나 다름없기 때문에 건강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경기 출전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추신수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할지 아니면 내년에도 선수생활을 이어갈지는 시즌이 끝난 다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몸 상태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2~3년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김광현은 가족들 없이 혼자 오랜 시간을 고군분투해왔다. 팀 동료 웨인라이트와 함께 세인트루이스에서 훈련을 이어간 그는 최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감독, 선수들은 건강과 안전을 위해 경기장에서도 미디어를 직접 만나지 않고 화상으로만 인터뷰에 임한다)를 통해 “웨인라이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의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수는 선발로 나서기 바라지만 팀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기 위해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린 김광현은 친정팀인 KBO리그 SK 와이번스가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부분과 염경엽 감독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머리를 짧게 자른 김광현은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다시 미국으로 복귀했을 때 적응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에 꾹 참고 버텼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