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관합동조사단 회의론 높아…경찰 전담 TF 꾸리고 수사 인력 대폭 증원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7월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7월 15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사단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또한 조사단이 구성되더라도 강제 조사권이 없는 데다, 서울시 자체가 은폐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아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수사상황 유출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된다. 이번 사건이 박 전 시장 성추행 혐의 진상조사에서 경찰 등 수사지휘라인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확인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와 활빈당, 자유대한호국당 등 시민단체와 보수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은 경찰청·청와대 관계자들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검은 이 고발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창수)에 배당했다.
의혹은 정치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미래통합당은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한 후 이 사실이 박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7월 13일 “수사상황이 상부로 보고되고, 상부를 거쳐 피고소인에 바로 전달된 흔적들이 있다”며 “그게 사실이라면 공무상 비밀누설일 뿐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교사 등 여러 형사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7월 15일에는 “서울시가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 밝혔지만 서울시는 이미 여러 차례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면서 가해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특임검사나 특별수사본부를 만들어서 성추행 사건의 진실, 공무상 비밀누설 과정 등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통합당은 오는 7월 20일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행안위 인사청문회에서도 박 시장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에 경찰 역시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을 세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7월 17일 “오늘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팀장으로, 생활안전부장과 수사부장을 부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 TF를 격상, 관련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인력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인원 대비 대폭적으로 증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사전담 TF는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임 의혹 등에 대한 수사 및 2차 가해에 대한 수사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