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75m 지하차도 순식간에 침수…차량 다수 고립돼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 영향으로 부산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호우특보가 내려진 2013년 7월 22일 서울 강남역 인근의 모습으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최준필 기자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호우 관련 사망자는 모두 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동구 초량동 지하차도 침수로 안에 갇힌 3명이 숨졌다.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 있던 차량 7대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 18분쯤 폭우로 불어난 물에 순식간에 지하차도가 잠기면서 고립됐다. 인근 도로 등에서 쏟아진 물은 진입로 높이가 3.5m인 이 지하차도를 가득 채웠고, 차량 6대에 타고 있던 9명은 차를 빠져나왔으나 갑자기 불어난 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길이 175m인 초량 제1지하차도에 차량 다수가 고립되면서 피해자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19 구조대원이 도착한 뒤 차례로 구조됐다. 그러나 익수 상태에서 발견된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고, 이후 5시간 뒤 1명이 지하차도에서 숨진 채 추가로 발견됐다. 나머지 구조된 6명은 저체온증 등을 호소해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현재까지 이 지하차도에서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초량 제1지하차도는 폭우가 올 때마다 물이 차는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점에서,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