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 심으면 국내기업 섭하죠’
▲ 재정부에서 아이폰용 앱으로 내놓은 시사경제용어사전.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재정부의 시사경제용어사전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하자마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등록 직후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 100위권 안에 들어서더니 이틀 만에 2위로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무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여러 정부부처의 애플리케이션 중 최고 인기를 얻은 셈이다. 국내 아이폰 앱스토어에 350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어 있고, 하루 평균 100여 개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올라오지만 대부분 100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기다.
재정부가 내놓은 또 다른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인 주요 경제지표도 인기 대박을 터뜨렸다. 재정부는 최근 아이폰 사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주요 경제지표를 검색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는 경제지표는 국내총생산(GDP)과 산업활동 동향, 수출입, 물가와 고용, 재정, 금융, 외환시장과 세계경제 등 6개 대분류에 26개 세부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또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최근 몇 년간의 분기별, 월별 지표를 그래프 등으로 정리했다. 알아보기 쉬운 데다 재정부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권위가 있어서인지 역시 출시되자마자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재정부는 경제지표들을 한 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는 등 이용자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법제처도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국가법령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용 국가법령정보 서비스는 단 하루 만에 다운로드수가 1만 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재정부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트위터에도 입문한 상태다. 재정부가 최근 트위터에 계정을 열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재정부는 단문으로 이용되는 트위터의 특성에 맞게 140자 이내의 단신 속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활동 동향과 고용동향 등 주요 경제지표는 물론 신용등급 상향 등 주요경제뉴스를 속보로 전달 중이다. 재정부의 블로그도 정부부처들 중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재정부 블로그인 ‘몬이의 블루마블’은 월평균 4만여 명이 방문해 정부부처가 개설한 블로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재정부 등이 앞장서서 아이폰과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울상이다. 가뜩이나 아이폰과 트위터 열풍에 마음을 졸이고 하고 있는데 정부까지 나서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만 만들고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폰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에 밀리는 상황인데 정부마저 아이폰에 무게를 실어주면 국내 기업들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정부부처 중 옴니아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곳은 법제처뿐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매번 새로 나오는 스마트폰에 맞춰서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만들 수는 없다. 실제 법제처의 경우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은 하루 만에 다운로드가 1만 회가 넘었지만 옴니아폰용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