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뮌헨·아틀레티코 꼽혀…파리생제르망은 실전감각이 변수
바이에른 뮌헨(사진) 등 주요 리그 우승팀이 가려졌지만 유럽 축구에는 아직 챔피언스리그가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부는 단판, 8강부터 결승까지 11일간
코로나19 여파로 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멈췄다. 한창 진행되던 16강 일정조차 마무리짓지 못했다. 1개 국가에서 치러지는 각국 리그와 달리 챔피언스리그는 여러 국가의 팀이 서로 상대 국가를 오가며 경기를 펼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전염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는 대회 재개 여부가 더욱 불투명한 이유이기도 했다. 최악의 경우 대회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로 UEFA가 주관하는 국가대항전인 유로 2020은 6월 중순 개막 예정이었지만 1년 뒤로 연기됐다. 결국 UEFA는 한 장소에서 짧은 기간 내 챔피언스리그를 마무리하자는 결론을 냈다. 챔피언스리그는 4년 주기로 열리는 유로와 달리 매년 열리는 대회고 다음 시즌 각국 리그 일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차전이 남은 16강 경기 일부는 각 홈팀의 구장에서 치러진다. 이후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8강부터 포르투갈 리스본, 한 장소에서 열린다. 오는 12일 8강이 시작돼 23일 결승전까지 단기간에 승부를 낸다. 잔여 16강 일정은 앞서 오는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왼쪽)는 소속팀 아틀레티코의 후반기 약진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주목할 우승 후보는? 뮌헨‧아틀레티코
현재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는 대회에서 살아남은 팀은 12팀이다. 그중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구단은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에 오른 바이에른 뮌헨이다.
뮌헨은 흔들리던 시즌 초반과 달리 니코 코바치가 사퇴하고 한지 플리크가 팀을 이끌면서 안정을 찾았다. 후반기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시즌 초반만 해도 어려워 보였던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12월 이후 공식 경기 패배 기록이 없다. 리그에서 2020년 2월 거둔 무승부를 제외하면 모두 승리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전승을 거두었다.
다른 우승 경쟁팀과 달리 16강 2차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16강 2차전이 남은 구단 중 뮌헨은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1차전서 첼시(프리미어리그)에 3-0 승리를 한 덕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프리메라리가)도 유럽 챔피언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16강에서 전 시즌 챔피언 리버풀을 물리치고 올라왔기에 기세도 좋다. 2012년 부임 이후 구단 역사를 새로 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재임 기간 내 리그와 국왕컵에서는 우승컵을 들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2014년과 2016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두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누구보다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에 대한 열망이 크다.
아틀레티코는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중단기 이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부진할 때에도 특유의 단단한 수비력은 유지해왔다. 반등 과정에선 수비적인 역할을 맡던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를 공격지역에 올려 쓰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8강에서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한 라이프치히(분데스리가)를 만난다는 점도 호재다.
#이례적인 대회 환경, 변수는
앞으로 치러질 챔피언스리그의 특징은 단판승부라는 점이다. 1차전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팀도 2차전에서 만회를 할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이번 시즌은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축구계에선 ‘날카로운 공격은 관중의 함성을 유도하고, 단단한 수비는 우승컵을 따낸다’는 격언이 있다. 단 1경기로 상위 라운드 진출이 결정되는 이번 대회에선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전 감각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8시즌간 7번의 리그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대한 갈망이 큰 파리생제르망(리그 앙)은 경기 감각에 확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리그는 지난 3월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조기에 종료시켰다. 8강 상대 아틀란타(세리에A)는 리그 재개 이후 7월에만 10경기를 치른 반면 파리는 같은 기간 리그컵과 축구협회컵 결승 단 2경기만 소화했다. 결국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었지만 내용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네이마르와 함께 공격을 이끌어야 할 킬리앙 음바페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16강 빅매치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는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감독 라이벌’ 펩 과르디올라와 지네딘 지단의 맞대결로 성사 순간부터 눈길을 끈 바 있다.
현재 상황은 맨시티가 앞선다. 이들은 적지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맨시티는 주포 세르히오 아게로가 부상으로, 레알은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다만 이들은 수년째 유럽 강호로서 위용을 떨쳐왔기에 맞대결 승리로 8강에 진출한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