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호안 조성지 잡석 투하에 폐기물·성토 관리부실 등 총체적 난국…“문제 있으면 시정조치할 것”
북항 항만공사 호안작업 중 흙이 섞힌 잡석으로 호안조성공사를 했다.
[일요신문] 부산항만공사(BPA)가 추진하는 북항재개발사업 공사현장이 폐기물관리 부실 등 환경을 도외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에서 관심을 받는 주요 프로젝트인 만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북항재개발사업은 낙후한 북항을 시민들에게 친숙한 공간을 제공해 재래부두의 경쟁력 강화와 항만 물류 중심의 항만기능을 살려 상업·문화의 중심 항만으로 개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해당 사업은 친환경 워터프런트를 조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북항재개발이 완료되면 북항은 부산항 국제해양관광 거점으로 부상하게 된다. 바로 이런 사업현장이 환경오염과 부실시공이라는 멍에를 둘러쓰게 됐다.
해당 현장은 우선 아무렇게나 쌓아둔 일반 흙과 준설토가 산을 이루고 있다. 성토된 흙 종류는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방진덮개로 덮어두는 것이 원칙이나, 보이는 곳만 형식적으로 덮어뒀다. 이마저도 규격에 맞지 않는 방진망을 이용했다. 건설환경관리지침을 위배한 작업으로 부실시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비산먼지는 인근 부산역 이용자와 인근 거주민의 건강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줬는지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게다가 준설토는 부영양화로 인해 모기·깔다구 등이 서식할 환경이 조성될 소지가 매우 높아 필히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항만 호안을 조성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비규격석과 규격석을 바다로 투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규격석에는 흙이나 석분이 섞이지 않아야 하는 게 항만 공사의 기본적 상식인데도 일부에서 흙이 섞인 잡석을 투하하는 것이 목격됐다. 명백한 부실공사인 셈이다. 이로 인해 매립을 지탱하는 호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결국 피해는 국민의 손실로 다가온다.
바닷물이 접하는 곳에서는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해상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러지 않은 것도 드러났다. 오탁방지막을 형식적으로 설치하거나 내버려둔 채 작업하는 것이 목격됐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매립지를 보호하는 암벽 블록을 제작하는 현장은 더욱 할 말을 잊게 한다. 블록은 콘크리트로 제작하는 특성상 강알칼리 물질이 양생과정에서 발생하고 작업 시 슬러지 발생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방수포를 깔고 작업에 임해야 하나, 이를 지키지 않아 제작장 토지가 지정폐기물로 오염됐다.
파일을 박은 후 발생한 잔재물을 공사구역 밖으로 여겨지는 지점에 보관한 모습.
특히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는 한진중공업은 건물을 지탱하는 파일을 박은 후 발생한 잔재물을 공사구역이 아닌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보관했다. 이는 엄연한 폐기물관리법 위반행위다.
인근 주민 A 씨는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등은 고스란히 흙 속에 묻혀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걱정이 된다”며 “이 같은 불법행위가 시공사에게는 많은 이익을 줄지 모르지만 완공 후 이를 사용해야 하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BPA 관계자는 “현장을 둘러보고 문제가 있으면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러난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