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생각 차이
직장인 P 씨는 얼마 전 소개로 만난 여성과 결혼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생각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P 씨에게 “결혼은 성인 남자와 여자가 만나 독립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 말한 까닭에서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P 씨에겐 마치 결혼 후에 여자의 생활이 시댁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싫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P 씨는 아무리 남녀평등 사회가 돼 간다고 해도 결혼하면 여자는 남편 집안의 일원이 돼서 시댁 정서와 분위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결혼관이 그녀 혼자만의 생각인지, 아니면 대다수 여성들도 그런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다.
30대 초반의 K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결혼이란 그 남자와만 함께 하는 게 아니라 그의 식구들과도 인연을 맺는 것인데도 그저 결혼을 마음에 드는 남자와 함께 즐기면서 사는 것으로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해 무한 책임이 따르는데, 요즘 여성들은 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남성은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
결혼에 대한 남녀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 지금까지 결혼생활은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왔고, 남성은 이를 유지하려고 한다. 반면 여성은 이를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견해 차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결혼은 결국 남녀가 함께하는 것이므로 서로의 생각을 얼마나 이해하고 현명한 결론을 내리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들은 기득권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한다. 여성이 순전히 남성의 경제력에 의존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여성의 가사 노동력 또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금 세대의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하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교육받았다.
남성들은 “결혼은 현실이다. 여성이 남성 집안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결혼의 본질은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양쪽 집안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여성이 시부모를 내 부모처럼 생각해야 한다면 남성 역시 처가 부모를 그렇게 모셔야 한다. 시댁에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처가에 잘하는 것은 크게 배려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 여성은 결혼의 전통적 요소를 인정해야 한다
여성들도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결혼 문화엔 전통적 요소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딸 가진 부모는 비행기 탄다”고 해서 딸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양가 상견례 때 고개를 들고 있는 쪽은 남자 어머니”라는 말이 통하는 세상이다.
딸 둘의 아버지인 필자 역시도 ‘내 딸들이 결혼할 때는 지금보다 세상이 더 좋아졌으면…’이라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 딸들이 결혼할 땐 “시부모님을 공경하고 시댁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라”고 분명히 말해줄 것이다.
유교적 전통을 따라 무조건 시댁에 복종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어른에 대한 예의는 시대를 막론하고 지켜져야 할 도덕적 가치이며 남편에 대한 사랑에는 그 부모에 대한 공경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필자는 미래의 사위들에게 “처가 부모를 공경하고 처가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살아라”고 말할 것이다. 처가 부모를 공경하면 아내는 남편에게 더 잘할 것이고 두 사람 사이엔 ‘나의…’ ‘너의…’ 같은 구분이 없어지게 된다.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먼저 상대에게 그것을 해주면 된다. 나를 존중해주기를 바라면 상대를 존중하고 내 부모를 공경하기를 바라면 상대의 부모를 공경하라.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