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요신문]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경주와 개성의 첨성대를 공동 연구하고, 포항과 청진의 신항만-제철사업을 연계하는 것이 꿈이 아니다.”
경북도가 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남북경제협력포럼 특별 세미나’를 열고, 남북 지자체간 교류사업 발굴에 심충 토론했다.
경북도 남북경제협력포럼은 남북 간 협력사업 발굴 및 이행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 9월 구성됐다. 현재 장순흥 한동대 총장을 포럼 위원장으로 인문‧문화, 교통물류, 기업교류, 농축수산업 등 4개 분과에 45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이번 특별 세미나에는 이철우 경상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석기 국회의원, 배진석 경북도의원, 장순흥 한동대 총장을 비롯해 지역 민주평통위원과 남북교류 사업 관계자 50명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실내행사 참석자는 50명으로 제한했고, 남북경협포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를 병행했다.
2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포럼 특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남북교류사업의 주체가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되고, 앞으로 대북사업에 있어서 지자체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남북 도시 간 결연 사업’을 제안하면서 결연 사업을 추진할 남측 도시 30개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이번 특별 세미나는 ‘남북 우호도시를 통한 문화교류 및 경협 추진전략’을 주제로, 경주‧포항‧울릉 등 기초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이 가능한 다양한 남북교류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세미나는 먼저 제1부 합동세션에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한반도 평화 전략과 21대 국회의 역할’이라는 기획 강연에서 “작금의 한반도 정세가 부정적인 것은 맞지만 남북교류를 위한 남측 내부 역량과 자율성은 강화됐다”며, “국회와 지자체가 남북관계 회복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에서 남북합의서와 각종 협력사업을 법제화하는 동시에, 남북교류에 대해 남한과 북한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정진호 한동대 통일한국센터 객원교수가 과거 북한 평양과학기술대 설립부총장을 지냈던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역사관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남북 도시 간 우호도시 연합을 구축해 한반도 평화경제 공동체 결성을 역설했다. 특히 관광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울릉도~원산 간 크루즈 항로 개척을 통한 관광우호도시 구축을 제안했다.
제2부 분과별 세션은 인문교류분야와 경제협력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인문교류분야는 ‘우호도시 문화유산을 활용한 남북교류’를 주제로, 경제협력분야는 ‘남북기업교류를 위한 기반구축’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남북 도시 간 결연사업을 위해 첨성대 등 문화재를 활용한 경주-개성 남북 우호도시 체결 추진 및 문화교류 방안, 울릉도 남북 해양교류특구 지정 및 울릉-원산 관광 크루즈 항로개설 방안, 기업간 자원 교류를 통한 포항-청진 우호도시 전략, 향교 및 복식문화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 대상 발굴 및 추진 방안, 남북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과거와 미래, 남북 동해 기후변화 대응 및 해양생물 다양성 보존 사업 등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제시됐다. 경북도는 이들 사업을 구체화해 통일부에 제안하는 등 후속조치를 펼치기로 했다.
경북도 장순흥 남북경협포럼 위원장은 “동해를 중심으로 관광 크루즈, 공동어로, 생물다양성 연구 등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남북이 연계된 이웃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남북교류사업을 철저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