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 VS 큰딸 끝나지 않은 줄다리기
▲ 1994년 다시 구속 수감된 장영자 씨 모습. |
물론 장영자 가족의 불행은 그가 처음 실형을 선고받은 지난 82년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불행의 그림자가 본격적으로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장영자가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되면서부터였다. 이로 인해 1992년 받은 가석방까지 취소돼 실형을 살며 재판을 받은 장영자는 결국 10년형 확정판결을 받아 예순여섯의 나이에도 여전히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세 번째 수감생활을 시작한 장영자는 지난 2002년 첫 번째 비보를 접하게 된다. 아들 김 아무개 씨가 뺑소니 사건에 휘말려 해외로 도피한 것. 아들 김 씨는 2004년 8월 입국했지만 그것은 더 큰 비보를 동반한 귀국이었다. 해외 도피 과정에서 ‘대뇌수축증’이라는 희귀 질병을 얻은 것. 이 질병으로 인해 기소 전 보석 조치로 김 씨는 석방됐지만 이미 김 씨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깊은 병으로 시름하고 있었다.
2007년 1월엔 딸 김 아무개 씨와 배우 고 김주승의 이혼 소식이 들려오더니 그해 8월 김주승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비록 딸과 이혼했지만 17년 동안 사위였던 고인이다. 그 즈음 장영자의 첫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 아무개 씨 역시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뒤 결국 전 남편 김 씨 역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그리고 2009년 8월엔 아들 김 씨마저 세상을 떠났다. 희귀병인 ‘대뇌수축증’으로 인해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만 것. <일요신문>은 904호를 통해 장영자 아들 김 씨의 사망 소식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그렇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지난 2007년 아들 김 씨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90년대 초반 아들 김 씨와 연인 사이였던 탤런트 A가 96년 김 씨의 아들을 출산한 뒤 남몰래 아이를 키우며 ‘싱글맘’으로 살아온 사실이 <일요신문>의 단독보도를 통해 최초로 알려졌다. 이들은 출산 이후 연락을 끊고 지냈지만 아들 김 씨가 뺑소니 사건으로 해외로 도피했다 ‘대뇌수축증’을 얻어 귀국한 뒤 다시 만났다. A의 한 측근은 “당시 아들 김 씨는 A에게 아들을 만나고 싶어해 A가 상당히 고민했다”면서 “결국 A는 김 씨의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만남을 허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다시 인연이 이어져 아들 김 씨의 아들, 그러니까 장영자의 손자는 명절 등 집안 행사마다 아들 김 씨 집안 가족들과 만나기 시작해 결국 2006년 김 씨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 장영자의 손자 김 아무개 군이 96년생이니 10년여 만에 비로소 법적으로도 김 씨의 아들이 된 것이다. 아들 김 씨 집안 인사의 한 측근은 “김 군이 김 씨를 쏙 빼닮아 가족들이 상당히 예뻐한다”고 전한다. 특히 지난해 아들 김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손자 김 군은 가족들에게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장영자 일가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 군의 존재가 결국 집안 유산 분쟁으로 이어졌다. 장영자의 큰딸 김 씨와 손자 김 군의 생모인 탤런트 A가 최근 재산분할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충격적인 얘기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 이는 장영자의 두 자녀 사이에 재산 분쟁이 야기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탤런트 A의 측근은 이번 소송이 장영자의 딸 김 씨와 A 사이의 소송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본래는 지난해 장영자의 두 자녀인 큰딸 김 씨와 아들 김 씨 사이에서 재산분할 소송이 불거진 것이었다고. 그렇지만 소송을 제기한 뒤 아들 김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김 씨를 대신해 그의 외아들인 김 군의 생모 A가 소송을 계속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아들 김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또 한 가지 놀라운 얘기가 나돌았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김 군의 생모인 탤런트 A와 비밀리에 결혼해서 얼마 동안 같이 살았다는 것.
당시 탤런트 A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런 루머에 신경 쓰지 싶지 않다”며 결혼설을 강하게 부인했었다. 정확히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올리고 결혼식까지 치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측근들을 통해 다각도로 접근해본 결과 김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동안 이들 두 사람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장영자 일가의 한 측근 역시 “대뇌수축증으로 앓고 있는 김 씨를 누나 김 씨가 계속 돌봐왔는데 탤런트 A와 결혼한 뒤에는 김 씨가 A와 함께 살았다”면서 “누나와 떨어져 지내게 된 김 씨가 부친 유산 상속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의 사정을 들려줬다.
세상을 떠난 장영자의 첫 남편인 김 씨가 남긴 유산은 수백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비록 두 사람은 이혼했지만 사업적으로는 꾸준히 관계를 이어왔고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유산을 두고 남매 사이에 재산분할 소송이 불거진 것이다. 이들의 재산분할 소송은 아들 김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시작돼 벌써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6월 중에는 이들의 재산분할 소송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처럼 지난 몇 년 사이 연이은 가족들의 사망 소식에 유산을 둘러싼 법정 소송까지 장영자 일가는 상당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한 60대 중반의 나이로 10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장영자는 ‘영어의 몸’이 된 상황에서 거듭되는 비보를 접해야만 했다. 장영자는 앞으로 몇 년 더 수감 생활을 한 뒤 칠순을 전후해 석방될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