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고 천진해서 졸리 베이비
“실용음악을 전공하며 가수 데뷔를 꿈꾸던 시절 엔터테인먼트 네티즌 펀드 사이트인 ‘위챌’을 통해 데뷔하게 됐어요. 그 사이트에 직접 노래 부른 mp3파일을 올려놓으면 네티즌들이 투표를 해요. 여기서 상위권에 오르면 음반을 만들어 줬는데 운 좋게 제가 1등을 했거든요.”
그렇게 송민경이라는 본명으로 첫 앨범을 발표한 제이비는 이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제이비라는 예명으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돌입했다. 제이비는 ‘졸리 베이비’라는 그의 고교 시절 별명을 줄여서 만든 예명으로 ‘안젤리나 졸리’의 섹시함에 ‘베이비’같은 천진난만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의미다.
“전 가수가 된 뒤 두 가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수 제이비와 평범한 송민경. 물론 노래 역시 제 삶의 일부지만 평상시의 제가 아닌 무대 위의 내게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먼저 예명을 쓰고 싶다고 소속사에 얘기했어요.”
지난해 초가을에 제이비라는 예명으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들어간 그는 요즘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뭔가를 깨달아 가며 마음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뭐랄까 조금씩 현실에 찌들어가는 것 같아요. 가수가 되고픈 막연한 꿈만 갖고 지내던 시절에 정말 순수했던 것 같은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더라고요.
가수가 되려면 노래를 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도 뛰어난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뭔가 더 해야겠다는 욕심이 저를 힘들게 해요. 또 내가 원한 게 가수였는지 아니면 스타였는지, 그리고 기회가 한정돼 있는 만큼 내가 원하는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모두 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슬프고 힘들 때 울면서 듣고 위로 받았던 감성적인 발라드를 불러 누군가에게 위로가 돼주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으려 해요. 발라드만 고집하지 않고 댄스 음악도 도전해볼 생각인데 작곡가 분들도 제 목소리가 댄스와 잘 어울린대요. 여러 가지 장르를 두루 소화할 수 있도록 노래 연습에 매진하는 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고민 해결법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동요 대회에 출전했을 당시 500여 명의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으며 느낀 소름 끼치는 전율을 잊지 못해 가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제이비. 앞으로 그가 들려줄 노래들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전율을 전해주길 바란다.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