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공정위, 공정거래법의 규범력 스스로 무력화시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한화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서울 중구 한화빌딩. 사진=박정훈 기자
앞서 지난 24일, 공정위는 한화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의 회사 한화S&C에 한화그룹 계열사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공정위 측은 한화그룹이 한화S&C와 고가에 거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통상 적용되는 정상가격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또 거래 조건을 비교하지 않고 서비스를 맡긴 것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심의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한화S&C는 지배권 승계를 위해 설립한 회사라는 것이 시장에서도 공연히 받아들여졌고, 과거 김승연 회장에 대한 업무상배임 사건에서도 전부 유죄가 인정되지는 않았으나 한화S&C를 통한 지배권 승계작업은 사실로 확인됐다”며 “특수관계인의 관여·지시에 관한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했다는 공정위 판단은 결코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어 “재화거래와 달리 정상가격을 일률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IT 용역거래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공정위 전원회의가 지나치게 엄격한 정상가격 입증을 요구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동종·유사 거래 대비 매출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 자체로 비용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의미하므로 고가를 입증하기에 유효적절한 자료가 제시되었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화 관계자는 “한화S&C는 지배권 승계를 위해 설립한 회사가 아니라 타 그룹과 동일한 그룹 내 IT 회사일 뿐”이라며 “대법원 판결에서도 한화S&C를 통한 지배권 승계작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