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이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에 대비해 31일 대형 공사장, 급경사지와 산사태 우려지역 등의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허 시장은 이날 내동 연지공원 푸르지오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점검을 시작으로 지난 장마 때 도로사면 일부가 유실된 생림 봉림농공단지, 상동면 우계리 석산개발사업장, 대동 시례저수지를 차례로 방문했다.
허 시장은 타워크레인 연결부와 고정상태, 사면 토사 유출과 추가 유실여부, 임시 침사지 및 가배수로 정비상태, 안전시설 설치 이행여부, 저수지 제당 누수 및 사전 방류 여부 등을 확인하고 태풍에 대비해 피해 예방과 재난 시 신속한 대응이 될 수 있도록 철저를 기하라고 지시했다.
시는 “이번 태풍 예상 경로가 2003년 우리 지역에 많은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 이동경로와 상당히 유사해 강풍과 호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앞으로 기상상황에 따라 문자(SMS), 자동음성통보시스템, 재해안내 전광판 등을 활용해 재해 상황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기상특보 발효 시 자체 단계별 운영기준에 따라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비상근무 실시와 주요시설 예찰활동을 강화해 피해 발생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글박물관 조성사업 결실 앞둬
한글박물관 전경
김해가 배출한 근현대 국어학계의 거목인 한뫼 이윤재(1888~1943)·눈뫼 허웅(1918~2004) 선생을 기념한 김해한글박물관 조성사업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
김해시는 내년 3월 외동 나비공원 인근 김해한글박물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한글박물관은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590㎡ 규모에 기획전시실과 1·2전시실, 세미나실, 수장고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7월 건물 준공에 이어 연말까지 전시시설 설치공사가 마무리된다.
박물관에 전시될 유물들은 유품과 기증품들로 허웅 선생의 장남인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이 보관하던 유품과 의복, 감사패, 육필원고 등의 기증품들이다. ‘조선말큰사전’, ‘큰사전’ 등 사전류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연구를 위해 발행한 연구서적, 1970년 이후 국어 교과서 등 귀중한 자료를 기증받아 시는 현재 4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홍기종합건설 황동렬 대표가 기증한 잡지 ‘한글’은 주시경 선생의 제자들이 조선어연구회를 만들고 국어 연구와 한글 보급을 위해 일제강점기인 1927년 2월 동인지 형식으로 발간한 것으로 편집인 겸 발행인은 신명균, 편집동인은 이윤재, 최현배 선생이다. 이윤재 선생의 글은 창간호에 실렸다.
또 2017년 3월 당시 김해중부경찰서 김상구 서장이 기증한 ‘표준조선말사전’도 희귀자료다. 이 도서는 1957년 ‘큰사전’이 출간되기 전까지 현대의 규범사전 역할을 했다. 책머리에 작고한 이윤재 선생을 대신해 그의 사위이자 제자인 김병제 선생이 이 사전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으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현재 쓰이는 우리말 위주로 기록했고 옛말은 싣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허웅 선생은 주시경, 최현배의 대를 잇는 국어학계의 태두로 최현배 선생에 이어 1971년부터 2004년 향년 87세로 타계할 때까지 한글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글학회 회장을 맡아 한자 배격과 한글전용운동에 앞장섰고 일본어 잔재를 몰아내기 위한 한글운동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특히 1990년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자 “우리 민족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도 한글날은 제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한글날의 국경일 제정운동을 사회운동으로 확산했다.
1932년 동래고등보통학교 시절 외솔 최현배의 ‘중등조선말본’을 탐독, 한글의 매력에 빠졌고 1938년 외솔을 만나기 위해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들어갔지만 외솔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검거돼 교단에 서지 못하자 한 학기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15세기 국문법을 독학했다.
다시 학업을 시작해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이후 고교 교사를 거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가 된 그는 해방 이후 최현배 선생과 한글학회를 일궈냈다. 1945년 광복을 맞아 고향인 김해서 한글 강습을 열어 우리말, 우리글을 보급했으며 1947년부터 부산대, 성균관대,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국어학 발전과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이윤재 선생은 국어학자이자 한글로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이다. 김해공립보통학교, 대구 계성학교에서 공부했다. 1919년 평안북도 영변학교에 재직 중 3.1운동이 일어나자 이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고 평양감옥에서 3년간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중국 문물을 배워 우리 문화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중국 베이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24년 귀국, 오산학교에서 교편을 잡는 한편 1928년 한국학 전문잡지인 ‘한빛’의 창간과 편집 겸 발행인으로, 1932년부터는 ‘한글’지의 간행과 편집 겸 발행책임자로 활동했다.
1927년 조선어연구회 우리말사전 편찬위원이 되고 1934년 설립된 진단학회에 가입, 국사 연구에도 참여했다.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에 관련돼 이듬해까지 1년여 투옥됐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함경남도 흥원경찰서에서 구금 중 고문으로 55세를 일기로 옥사했다.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한글박물관 뒤편 나비공원에는 이윤재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5년 높이 2.7m, 너비 2m로 조성한 기념조형물이 있으며 2016년 10월 한글날을 앞두고 대구에 있던 선생의 묘비도 이곳으로 옮겨왔다.
허웅 선생의 제자인 권재일 한글학회 회장은 “우리 말글을 가꾸고 지켜온 한글학회를 광복 이전에는 이윤재 선생이, 광복 이후에는 허웅 선생이 이끄셨는데 이 분들을 기리는 김해한글박물관 조성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이윤재 선생은 우리나라 사전의 기틀을 마련하다 염원하던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타계하셨고 허웅 선생은 국어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쉽고 정확하게 말글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셨던 분이다. 이 두 분을 기리는 김해한글박물관이야말로 한글문화복합공간으로 김해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기쁨이자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한글박물관이 개관하면 현 시장의 공약으로 2016년부터 추진 중인 박물관도시 프로젝트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지금까지 수도박물관, 진영역철도박물관, 목재문화박물관 등 10개 공립박물관을 확충했으며 지금도 인도박물관, 시립박물관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 9월 착공
저영향개발기법시설 개념도
김해시는 빗물 저장성을 높이는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 시범사업구역의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이 사업은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면 증가로 발생하는 가뭄·홍수·도시열섬화·수질악화 같은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올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6년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74곳을 대상으로 공모해 김해·대전·광주·울산·안동 5개 지자체를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로써 김해시는 총사업비 150억원을 확보해 동상·회현·부원동 도시재생사업지구 2.1㎢ 일원 도로 등의 불투수층에서 발생하는 빗물의 유출을 억제해 물순환환경을 개선하는 시설인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기법 시설을 설치한다.
세부적으로는 원도심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추진하는 분성광장과 종로길을 비롯해 자전거교육장, 김해도서관, 동광초등학교와 도심지 내 도로에 저영향개발기법 시설인 투수성포장, 식물재배화분, 식생체류지, 침투빗물받이, 옥상녹화시설 등을 내년 11월까지 설치 완료한다.
김해시는 물순환 선도도시 선정 이후 2018년 김해시 물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김해시 물순환 개선 조례를 제정해 물순환 체질 개선을 위한 목표치 설정과 함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같은 해 5월 18일에는 불투수면 비율이 높은 동지역과 주촌면 일원이 비점오염원관리지역으로 선정돼 관리지역 내에서 추진하는 비점오염저감사업은 국비를 70%까지 지원받아 시행할 수 있는 국비 확보의 기초를 마련했다.
황희철 수질환경과장은 “도시의 성장에 따라 시가화가 진행돼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층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사업지구 내 왜곡된 도시 물순환 체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구역이 도심지이므로 교통과 통행에 다소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시민들의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준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