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인정받는 계기 기대…자생한방병원 “노하우 국제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것”
해당 논문은 코로나19 예방 방지 등에 관한 것으로 직접적인 코로나19 치료법을 연구한 건 아니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수립한 방안, 예방 조치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등을 분석한 논문”이라며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효과나 치료 계획이 포함되지는 않았고, 예방 차원에서 병원간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공유하자는 취지로 작성했다”고 전했다.
아직 논문 작성이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아직 연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고 관련 연구 진행 사실을 알린 것이며 논문 작성 완료 후 공식적으로 게재할 것”이라며 “논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일 뿐 국제적으로 협업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간 한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기자회견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생한방병원의 논문과 별개로 그간 한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CEVI 융합연구단은 지난 6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기술을 국내 제약업체들에 이전했다.
지난 7월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코로나19 대응 중의약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권오민 한국한의학연구원 글로벌전략부장은 보고서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에 전통의학을 활발히 활용하는 중국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첫 연구 결과”라며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의학이 신종 감염병에 따른 국가 방역체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의학계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의학계 관계자는 “한의학계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대부분 한의학계에서는 예방 의학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해 한의학을 통한 코로나19 예방법을 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의학이 코로나19 예방책이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한의학계에서는 한약 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며 “아직까지 정부가 협회에 투자한 건 없고, 다른 한의학 관련 업체들이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은 게 없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7월 브리핑에서 “한의학의 치료효과에 대한 가능성은 좀 더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우선은 가장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고 검증된 치료법부터 먼저 치료법으로 적용시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측은 “한방치료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한약 및 한방치료를 코로나19에 적용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한의약 투여에 대한 보고서를 제대로 읽어 보고 하는 소리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한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신뢰도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한의학계에서 이번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을 주목하는 이유도 결과에 따라 한의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나아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