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다큐멘터리 3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일상이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시대. 우리의 일상 속에는 어느 순간부터 ‘언택트’라는 단어가 스며들었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 역시 ‘언택트’ 제작 방식을 도입해 시청자들과 함께 코로나 19를 이겨내기 위한 ‘시청자 VJ 챌린지’ 영상공모를 개최했다.
2020년 9월 8일부터 약 2주간의 공모 기간 동안 70여 명의 시청자들이 VJ가 되어 서울을 비롯한 전국 팔도. 바다 건너 해외에 사는 교민들까지 코로나로 변한 자신의 일상을 공유했다. 코로나 19가 바꾼 우리의 소중한 일상. 우리가 우리이기 때문에 여전히 특별한 일상이 ‘다큐멘터리 3일’이 되었다.
일상의 고단함과 지친 심신을 달래주던 해외의 유명 관광지들. 유명 관광지로서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을 맞이했던 공간들은 공허하다. 여행자들에게 소중한 순간을 선물했던 공간은 휑한 바람만이 훑고 지나갈 뿐이다.
가까워지기 위해 잠시 멀어지기를 택한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집콕’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다큐멘터리 3일 ‘시청자 VJ 챌린지’ 영상 공모에 가장 많은 지분은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틀어놓고 ‘홈트(홈트레이닝)’를 하고 방구석 아이돌 가수가 되어보기도 한다. 누구보다 2020년을 기대했을 20학번 새내기 대학생. 일주일째 현관문을 열지 않은 20학번 새내기 희윤 씨는 엉망이 되어버린 2020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에서 캠퍼스의 낭만을 실현하진 못하지만 집에서의 생활도 즐겁다. 온라인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덕질’과 동영상 시청 등으로 하루가 바쁘게 흐르기 때문이다. 희윤 씨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 볼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을 소중하게 쓰기 위해 노력 중이다.
편한 잠옷을 입고 순환 재택근무를 하고 배달 음식을 시켜 간단히 허기를 달래고 퇴근 후엔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사람들. 우리는 좁은 방안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기를 반복하고 있다.
혼자 놀기는 아이들을 따라갈 수 없다. 외부 활동이 자제된 요즘 아이들은 좁은 집안에서도 온종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되어보기도, 손가락으로 스케이트보드를 가지고 놀기도, 이웃에게 피해가지 않는 선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집안에서 최대한 분출하기도 한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다면 가장 힘든 건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일 것.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한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대한민국의 부모들의 애환은 필연적이다. 부모들은 학교, 학원, 문화센터 등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자식들을 위해 직접 늦깎이 만학도가 되어본다.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공간인 집은 아수라장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택할 것은 즐기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예정되어있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큰 타격을 입은 예술업계 종사자들. 코로나19는 그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그들은 비대면으로 녹음된 파일을 주고받으며 화상회의로 음악 작업을 하고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 나간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터널을 걷는 듯한 코로나19 시대에 터널의 출구를 함께 찾고자 하는 그들의 목소리.
유례없는 재앙, 코로나19를 견뎌내기 위한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특별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