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맞물려 BTS 군 복무 문제 ‘뜨거운 이슈’…위버스 운영과 게임 라이선스 계약 등 사업 확장 주목
다만 관심이 뜨거운 만큼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이슈도 촉발되고 있다.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는 상장 직후 빅히트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방탄소년단의 입대 이슈다. 국위선양 등 성과를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군복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작됐고, 뒤이어 관련 부처에서도 이들의 입대시기를 최대한 연기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빅히트 상장과 맞물려 방탄소년단 입대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0월 15일 오전 8시 50분부터 서울사옥 신관로비에서 2005년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주)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가 10월 15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에 입성한 직후 약 20분 만에 시초가 27만 원보다 25.93% 급등한 34만 원에 거래됐다. 개장과 동시에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한 것. 다만 그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공모가 13만 5000원을 월등히 앞선 수치이기는 하지만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따상을 기준으로 할 때 빅히트 시가총액은 11조 8800억 원으로 상장 첫날 코스피 시총 순위 27위다.
앞서 공모주 청약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10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일반 청약에 모인 증거금은 총 58조 4236억 원, 통합경쟁률은 606.97 대 1을 기록했다. 빅히트 공모주 청약은 최근 공모를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증거금 58조 5543억 원)와 줄곧 비교됐다. 비슷한 시기 공모주를 모집한 SK바이오팜(증거금 30조 9899억 원)보다 오히려 높은 증거금이 모였다는 점에서도 케이팝 중심 엔터테인먼트사가 현재 주식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저력을 과시하는지 여실히 증명해보였다.
빅히트 상장에 따라 엔터 관련 주식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낙수효과도 특징이다. 몇 달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이 위축됐고, 중국 등 한류시장도 주춤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엔터주는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10월 13일 기준 JYP엔터테인먼트는 4.87% 오른 3만 6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도 같은 날 각각 2.69%, 1.05%씩 오르는 등 최근 반등을 거듭하면서 상승 기대감을 높였으나 빅히트 상장 첫날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빅히트와 콘텐츠 협업을 꾸준히 해왔던 CJ E&M으로도 영향은 이어진다.
#방탄소년단 군복무…면제? 연기? ‘핫이슈’
빅히트 상장과 맞물려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건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 문제다. 케이팝 대표주자로서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해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10월 5일 최고위원회에서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해 7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며 “한류전파와 국위선양의 가치 등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스포츠선수들뿐 아니라 국위 선양을 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 연기 기회 등을 제공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방탄소년단 군 복무 이슈가 급부상했다.
빅히트 상장과 맞물려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건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 문제다. 케이팝 대표주자로서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해 병역특례를 줘야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병역특례는 사실상 어렵지만 입대 시기 연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종화 병무청장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입영 연기 문제에 현행 병무법상 상한선(만 30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법제 개정을 검토 중인 만큼 그 상황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입대도 연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은 모두 현역병 입영대상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1992년생 멤버 진(김석진)은 현행 병역법에 따라 2021년 말까지 입대해야 한다. 다른 멤버들도 1992년에서 1997년 사이 태어나, 순차 입대가 예상된다. 물론 방탄소년단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혀왔다. 다만 최근 영어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 정상에 오르고, 10월 10일과 1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콘서트 ‘BTS MAP OF THE SOUL ON:E’은 세계 191개국에서 총 99만 3000여 명이 관람하는 대기록을 수립하는 절정의 인기 속에 군 복무가 최대 변수라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이틀 동안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로 총 4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의 향방에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기록이다. 상장 이후 빅히트가 방탄소년단 활동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빅히트는 IPO 과정에서 비교회사로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반의 우량 기업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자체 운영 중인 글로벌 팬 커뮤니티·커머스 플랫폼 ‘위버스’를 내세웠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및 공연 티켓, MD상품 등을 위버스에서 유통하는 방식을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위버스의 전체 매출 기여도가 38%까지 상승했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28%포인트(p) 오른 기록이다.
이 밖에도 빅히트는 올해 6월 게임회사 그램퍼스와 손잡고 방탄소년단 지적재산권(IP)을 토대로 하는 게임 제작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2019년 넷마블을 통해서도 모바일 게임 ‘BTS 월드’를 176개국에 출시한 데 이어 시리즈 ‘BTS 유니버스 스토리’의 글로벌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