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호평과 아쉬움 교차…시청자들 후속편 요구에 tvN “가능성 열어놓고 논의”
2017년 방송한 시즌1의 성공을 발판삼아 3년 만에 탄생한 ‘비밀의 숲2’는 형사소송법을 둘러싼 첨예한 현실 이슈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전면에 다뤄 주목받았다. 종영 직후 시즌3 제작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진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주인공 조승우 역시 일찌감치 “시즌5까지 하고 싶다”고 공표했던 만큼 ‘비밀의 숲’은 후속 이야기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2’의 주인공인 대검찰청 형사법제단 황시목 검사(조승우 분)와 경찰청 수사구조혁신단 한여진 경감(배두나 분)은 국내 안방극장에 전무후무한 검찰과 경찰 고발 시리즈를 완성했다. 사진=tvN ‘비밀의 숲2’ 홈페이지
뜨거운 인기와 별개로 한쪽에선 극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도 꺼낸다. 이야기가 풍부해졌고, 시청률 역시 시즌1과 비교해 상승하는 등 외연의 성공은 거뒀지만 지나치게 ‘주제의식’에 치중한 탓에 폭넓은 시청자로부터 대중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검경 수사권 조정 강조…성공과 아쉬움 사이
‘비밀의 숲2’는 마지막 회에서 전국 평균시청률 9.4%(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시즌1부터 시즌2까지 각각 16부씩 총 32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최고 시청률은 12%까지 올랐다. 특히 시즌2는 매회 방송 직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실시간 공개 사실을 감안한다면 본방송을 향한 시청자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보인다.
최근 안방극장에 시리즈 드라마가 늘고 있지만 ‘비밀의 숲’은 검찰의 비뚤어진 권력을 비판하는 주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반영해 호평 받고 있다. 조승우가 연기하는 주인공 황시목 검사는 감정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오직 ‘이성’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시즌1에서 이른바 ‘스폰서 검사 스캔들’로 촉발한 검찰 권력의 비위를 파헤친 그는 마치 거미줄처럼 얽힌 사건들을 탁월한 추리력으로 풀어냈고, 덕분에 드라마도 열혈 팬덤을 얻었다.
기대 속에 출발한 이번 시즌2는 사건이나 인물보다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 자체에 주력했다.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하도록 명시한 형사소송법을 둘러싼 논란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황시목, 한여진의 콤비플레이나 부정한 권력을 향해 이들이 벌이는 짜릿한 추적과 고발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가 높았지만, 정작 지나치게 무거운 이야기가 매회 반복됐다. 더욱이 시즌2에 새롭게 투입된 대검찰청 부장검사 우태하(최무성 분)나 경찰청 정보부장 최빛(전혜진 분) 등 주요 인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진짜 주인공처럼 집중적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아무리 현실을 반영한 이슈라고 해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일반 시청자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한계가 노출되기도 했다.
마치 엮인 실타래가 풀리듯 사소한 사건이 거대한 진실로 가 닿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시즌1과 비교해 이번엔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극 초반 ‘통영 대학생 사망사건’으로 시작해 ‘세곡 지구대 경찰 자살사건’, ‘박광수 변호사 사망사건’, ‘서동재 검사 실종사건’ 등 굵직한 에피소드가 연이어 나왔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담은 탓에 극적인 재미보다 사건들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웠다는 반응도 따랐다.
다만 방송 초반 제기됐던 조승우의 비중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잦아들었다. 조승우는 황시목 검사를 통해 ‘상명하복’ 문화의 검찰 내부에서 조직 서열에 휘말리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내부 비리를 추적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다시 쌓았다. 특히 마지막 회 검찰 고위직을 향해 “70년이나 지켜온 수사권을 흥정의 대상으로 만든 사람들, 이를 남용하고 오용해서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문제”라는 조승우의 일침은 드라마를 상징하는 명대사로 남았다.
종영 직후 시즌3 제작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진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주인공 조승우 역시 일찌감치 “시즌5까지 하고 싶다”고 공표했던 만큼 ‘비밀의 숲’은 후속 이야기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tvN ‘비밀의 숲2’ 홈페이지
#시즌3 제작 가능할까…제작진 “논의 중”
‘비밀의 숲’ 시리즈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극본가인 이수연 작가에 있다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 치밀한 설계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 극적인 재미까지 겸비한 시즌1을 통해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오른 그는 이후 의학드라마 ‘라이프’를 거쳐 이번 시즌2로도 또 한 번 필력을 과시했다.
이수연 작가는 종영 직후 시청자에 건네는 편지를 통해 “2017년 (시즌1) 방송이 끝났을 때는 저도 방송 경험이 처음이었고 무사히 끝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며 “마치 진짜로 알던 사람이 모두 뿔뿔이 갈라진 기분이다. 그들 인생은 앞으로 절대 평탄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런 게 시간의 힘, 인연의 점력인가 보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비밀의 숲’이 과연 시즌2를 넘어 다음 시리즈로 확장할지 여부로 향한다. 2018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조승우는 당시 소감을 통해 “‘비밀의 숲’을 시즌5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라마든 영화든 시리즈 제작에 가장 필요한 필수조건은 주인공이 그대로 출연하느냐의 문제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조승우의 공개 선언은 ‘비밀의 숲’ 시리즈 확장에 긍정적인 신호다. 조승우와 시즌1, 2를 함께한 파트너 배두나 역시 시리즈 제작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으로 “조승우의 시즌5 발언”을 꼽았을 정도다. 배우들의 신뢰가 두터운 만큼 시즌3에 대한 가능성은 높다.
추가 시리즈를 염두에 둔 듯 제작진은 시즌2 말미 시즌3의 예고편 격인 ‘떡밥’까지 곳곳에 뿌렸다. 의식을 회복한 서동재 검사(이준혁 분)가 검찰 조사실에서 입을 여는 장면, 강원도 원주로 부임한 황시목 검사가 과거 동료와 재회해 웃는 장면, 검찰 비위의 배후인 대기업 회장 이연재(윤세아 분)의 건재함까지 제작진이 심어둔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tvN 관계자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대중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