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인 청소년수련시설인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입구 전경. 사진=부산시
[부산=일요신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 공간 확대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부산에서 제기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서울·경기지역에 비해 ‘청소년의 성장 공간’이 부족해 이 같은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대표적인 청소년의 성장 공간으로 볼 수 있는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시민의식 등을 높이고 또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이다.
하지만 부산의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 성장 공간으로 기능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원장 성향숙)이 발행한 ‘부산지역 청소년수련시설 현황 및 발전방안 연구’(책임연구 이진숙)를 통해 제시됐다.
이 개발원은 부산지역 청소년수련시설의 현황을 조사하고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과 서울·경기지역의 수련시설 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청소년, 청소년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국에 청소년수련시설은 총 801개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서울이 63개가 가장 많았으며, 경기 154개, 경남 76개, 부산 24개로 부산지역의 청소년수련시설 개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청소년활동 진흥법에 따라 구·군별로 1개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청소년수련관은 16개 구·군 중 50%에 해당하는 8개 자치구가 이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읍·면·동별로 1개 이상 설치해야 하는 ‘청소년문화의집’을 미설치한 자치구도 9개에 달했다.
부산의 청소년수련시설은 서울·경기지역과 비교해 다양한 한계점도 지녔다. 우선 시설의 규모가 협소해 청소년 전용공간, 휴식공간으로써 기능하는데 한계가 있다.
부산의 청소년수련시설은 서울·경기지역에 비해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다시 말해 휴식을 취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부산의 청소년수련시설은 설립주체(시·구)의 운영보조금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공공시설로 기능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낮은 운영보조금으로 인해 고유의 목적사업보다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며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다른 시·도에서 청소년재단을 설립해 안정적인 운영보조금을 출연하며 청소년지도자들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점과 비교해 부산지역 청소년수련시설의 공공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하여 부산의 청소년수련시설은 서울·경기지역에 비해 청소년지도자의 수가 적으며 제공되는 청소년활동 프로그램도 제한적이다.
연구보고서는 청소년수련시설이 청소년의 성장공간으로써 보다 활발하게 기능하도록 돕는다는 차원에서 청소년수련시설의 공공성 증진방안을 제시했다.
부산지역 청소년수련시설의 공공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청소년수련시설 설치의 법적 기준을 준용해 청소년수련시설의 타당성과 형평성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온·오프라인 접근의 용이성을 높여 일상적 생활공간으로써의 기능을 강화하고, 수련시설 공간의 리뉴얼, 기능개편, 청년연계활동 개발 등을 통해 포용성을 높일 필요성도 나타냈다.
수용정원 대비 청소년지도자 확보율 정상화, 청소년지도자 처우개선, 안정적인 운영보조금 등을 통해 수련시설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이진숙 연구위원은 “청소년기는 또래들과 함께 있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한 시기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활동 공간을 필요로 한다. 청소년기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는 시기가 아니다. 부산의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청소년의 성장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