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진입 때 녹색신호 자동 점등, 어디서나 병원 응급실 10분 내 이송…다른 지자체 벤치마킹 이어져
수원시가 11월 2월 도입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일요신문] 수원시가 11월 2월 도입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활용해 구급차로 병원까지 이송한 응급환자가 지난 4일 현재 21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 차량의 위치를 수원시도시안전통합센터에서 위성항법장치(GPS)로 추적해, 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할 때마다 자동으로 녹색 신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도시안전통합센터는 응급 차량에 병원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최적 경로를 안내한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도입한 후 환자를 이송하는 시간은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구급 차량으로 1km를 이동할 때 평균 소요 시간은 1분 27초로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을 때(3분 20초)보다 56.3% 감소했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수원시 어디에서나 구급 차량이 아주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성빈센트병원 응급실까지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있는 델타플렉스에서 영동구 원천동 아주대학교병원까지 약 11㎞를 9분 20초 만에 운행하기도 했다.
수원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시내 전 구간에 ‘센터 방식’의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구축했다. 긴급차량 송신 장치·신호제어기·무선기지국을 설치해 운영하는 ‘현장제어 방식’은 무선기지국이 설치된 교차로에서만 긴급차량 우선 신호를 작동할 수 있지만, 수원시가 도시안전통합센터 기반시설을 활용해 구축한 ‘센터 방식’은 도시안전통합센터와 연결된 모든 교차로의 신호를 제어할 수 있다.
수원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구성도. 사진=수원시 제공
센터 방식의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현장제어 방식보다 시스템 구축비용이 적게 들고, 우선 신호 구간을 확장할 때 설비를 추가하지 않아도 돼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행정안전부의 ‘적극 행정 맛집’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수원시의 시스템 운영 효과가 알려진 후 이를 벤치마킹하는 지자체가 줄을 잇고 있다.
수원시는 울산광역시와 ‘기술 공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스템 구축 기술을 전수했다. 부산광역시·화성시·여주소방서 등 전국 10여 개 지자체와 공공기관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시안전통합센터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수원시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을 올해까지 시범 운영하면서 보완할 점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은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다른 지자체에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작동하면 일시적으로 차량정체가 불가피한 만큼, 시민 여러분께서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