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최민식 하정우 출연작 확정, 송강호 제작사 설립…코로나19 사태와 플랫폼 변화가 만든 새 흐름
황정민이 12월 11일부터 방송되는 JTBC 드라마 ‘허쉬’를 통해 드라마 시장으로 돌아온다. 사진=JTBC 드라마 ‘허쉬’ 3차 티저 포스터
‘경우의 수’ 후속으로 12월 11일부터 방송되는 JTBC 드라마 ‘허쉬’를 통해 황정민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두각을 드러낸 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황정민은 2014년 영화 ‘국제시장’으로 1000만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주연 출연작 누적 관객 수가 1억 명을 넘긴 ‘1억 배우’이기도 하다. 드라마 출연은 TV조선 개국 드라마 ‘한반도’ 이후 8년 만이다. 2009년에 방영된 KBS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가 첫 드라마 출연작으로 이번에 세 번째다.
최고 흥행기록을 가진 ‘명량’(1761만 명)의 최민식도 드라마 출연 소식을 알려왔다.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이 직접 집필하고 연출하는 드라마 ‘카지노’(가제)의 주인공 역할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최민식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카지노’를 공동 제작하는 터라 곧 출연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며 아직 편성은 확정되지 않았다.
최민식은 과거 드라마를 통해 먼저 유명세를 탔던 배우다. 1990년 방영된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 출연해 ‘꾸숑’이라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었고 ‘서울의 달’에선 한석규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1997년 MBC ‘사랑과 이별’ 출연 이후에 영화에만 전념해온 그가 ‘카지노’ 출연을 확정할 경우 무려 24년여 만의 안방 복귀다.
역시 1000만 배우로 최연소 1억 배우 타이틀까지 갖고 있는 하정우도 2007년 드라마인 MBC ‘히트’ 이후 14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사실 1000만 배우 안방복귀 신호탄을 터뜨린 게 하정우였다. 이미 2019년에 윤종빈 감독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 ‘수리남’ 출연을 공식 발표한 것. 이후 황정민의 ‘수리남’ 합류가 확정됐다. 애초 이 드라마는 올해 초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작이 미뤄졌다.
최근 내년 3~4월에 ‘수리남’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40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되는 이 드라마는 애초 10부작으로 기획됐으나 6부작으로 최종 결정됐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촬영 역시 한국에 세트를 지어 80%가량을 촬영하고 중남미 대신 동남아시아에서 해외 촬영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도 변경됐다.
영화 ‘밀정’을 함께한 배우 송강호와 영화감독 김지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최재원 대표가 함께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화제다. ‘밀정’ 촬영 당시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사진=영화 ‘밀정’ 홍보 스틸 컷
#제작사 설립하는 송강호, 직접 출연 가능성
1000만 배우이자 1억 배우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송강호 역시 드라마 출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송강호가 출연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인 드라마는 없다. 그렇지만 송강호가 드라마 제작에 관여할 수도 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직접 출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송강호가 영화감독 김지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최재원 대표와 함께 영화와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를 차린다는 소식이 들려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설립하는 제작사는 아직 회사명조차 결정되지 않았지만 벌써 JTBC스튜디오에서 120억~130억 원 규모로 인수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올 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계 인사들이 모인 만큼 영화 제작이 주된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강호는 예전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들과 제작사 설립을 함께하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지만 최근 전세계적인 OTT 열풍을 감안해 OTT 서비스가 가능한 드라마 제작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정식으로 제작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에서 드라마를 제작하게 될 경우 송강호가 직접 출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정우와 황정민이 출연하는 ‘수리남’은 영화감독 윤종빈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드라마 연출작으로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마약왕이 된 한국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당시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사진=‘범죄와의 전쟁’ 홍보 스틸 컷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 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움직임이 도드라져 보이지만 이들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감독들이다.
하정우가 출연하는 ‘수리남’은 윤종빈 감독이 2018년 영화 ‘공작’ 이후 선보이는 작품으로 드라마 연출은 처음이다. 윤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에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군도’ 등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가 합류했고 전작 ‘공작’을 함께한 황정민도 합류했다. 또한 최민식의 ‘카지노’ 역시 기존 드라마 PD가 아닌 ‘범죄도시’로 유명한 영화감독 강윤성이 대본과 연출을 맡는다. 송강호의 움직임 역시 영화감독 김지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최재원 대표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관객수 급감, 세계적인 OTT 서비스 확대에 따른 플랫폼 변화 등 외부요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충무로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영화감독들이 먼저 움직였고 이에 따라 배우들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