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혐의 부인한 공범 진술 납득 어려운 내용 포함”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남학생 2명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들 남학생 2명이 지난 4월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는 27일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군(14)에 대해 장기 7년∼단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범 B 군(15)에게는 장기 6년∼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A 군과 B 군에게 각각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시설 등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장기형이 만료되기 전에 조기 출소 가능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내용과 수법은 매우 대담하고 충격적”이라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도 피고인들은 특수절도와 공동공갈 등 범행을 추가로 저질러 범행 이후 태도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그의 가족들은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 군은 강간 등 치상 혐의를 인정한 반면 B 군은 전면 부인하면서 상반된 진술을 했다”며 “A 군의 핵심 진술은 성폭행 전후의 객관적 상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일관성이 있지만 B 군의 진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도 했다.
A 군과 B 군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여학생 C 양(14)을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아파트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보강 수사 결과 A 군이 범행 당시 갖고 있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촬영했다가 삭제한 기록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