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분기점…여권 패배 시 이낙연 행보 타격, 야권 패배 시 정계개편 불가피
여야는 ‘대선 전초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국회의사당 본청. 사진=박은숙 기자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4월 재보궐 선거는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으로 꼽힌다. 대선 최대 표밭이자 최우선 공략 지역인 서울과 부산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대선 전초전’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여야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여권은 서울시장 사수로 정권 재창출에 디딤돌을 놓겠다는 각오다. 반면 야권은 서울시장 탈환을 정권 교체의 발판으로 삼겠다며 벼르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박주민 의원, ‘3파전’이 점쳐진다.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판설이 변수다. 야권에선 후보 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을 비롯해 외곽 후보들이 모두 참여하는 ‘원샷 경선’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지난 12월 20일 출마선언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2021년 열리는 ‘메인이벤트’ 중 하나다. 두 당의 전대는 4월 재보선 결과와 맞물려 치러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에 뽑히는 대표는 2022년 대선을 이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내부에선 차기 당권을 잡으려는 후보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대는 각 당 유력 차기 후보 의중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민주당에선 대선 출마 1년 전 사퇴 규정에 따라 이낙연 대표가 2021년 2월경 직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이 대표는 4월 재보선 유세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당 내부에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 대표가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는 재보선 결과가 이 대표 차기 도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서울을 내줄 경우, 이 대표 행보도 녹록하진 않을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치러진 민주당 전대의 승패는 친문계 표심이 갈랐다.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친문이 미는 후보가 당선됐다. 이해찬 전 대표와 이낙연 대표가 그랬다.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재보선에서 패하면 의외의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 요구도 거세질 수밖에 없고, 친문계도 분화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통상 대통령 레임덕은 집권당 대표와의 갈등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곤 했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가 끝나는 대로 전당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 임기는 2021년 4월까지다. 재보선이 끝난 후 전대를 치러 새로운 대표가 대선을 진두지휘한다는 게 국민의힘 타임라인이다. 국민의힘 역시 재보선 결과가 핵심 변수다. 당 안팎에선 재보선 승리 시 김종인 위원장 임기 연장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대선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에게 다시 한 번 전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정해진 임기가 끝나면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패하면 사실상 당은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단위 선거에서 모두 졌는데, 과연 대선을 기대해볼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 때문이다. 이 경우 야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파와 잠룡들, 그리고 외곽 세력들 간 정계개편과 이합집산이 2021년 내내 이슈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진영의 ‘반문재인 연대’가 출범할 수 있을지, 만약 출범하더라도 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