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기다려 ‘바니스’가 간다
“처음 방송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집안 반대를 생각하면 지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아나운서로 활동하셔서 어려서부터 방송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방송 관련 일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어요. 그렇지만 가수로 데뷔한 뒤에는 오히려 부모님도 많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희수의 할아버지는 KBS 아나운서 국장을 거친 최계환 씨이고 부친은 SBS 스포츠 캐스터였던 아나운서 최춘식 씨다.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내며 교양 리포터로 방송 일을 시작한 희수는 다양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하며 기본기를 닦아 왔다.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케이블 드라마에 조연급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여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제안해온 연예기획사가 여럿 있었지만 희수는 가수 데뷔를 선택한다. 바니스라는 트로트 걸그룹에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수 데뷔 제안을 받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지난해 12월에 데뷔 앨범이 나오고 지난 2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우리보다 조금 빨리 시작한 오로라와 함께 트로트 걸그룹의 시대를 열었는데 우린 활동을 중단하고 오로라가 한창 잘나가는 걸 보면 기분이 묘해요.”
멤버 두 명이 연이어 탈퇴한 뒤 소속사에선 새 멤버를 구하기 위해 오디션을 거쳤고 드디어 새로 합류할 멤버들이 모두 결정됐다. 다시 새 멤버들과 앨범 준비에 들어가 올해 연말을 즈음해 새 앨범을 발표하고 내년 2~3월경에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지금 당장 활동을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간이라고 믿어요. 10월부터 본격적인 새로운 바니스의 연습이 시작돼요. 당연히 바니스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연습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연기 수업도 받고 있어요. 가수는 물론 배우로도 성공하고 싶거든요.”
희수는 새로 준비하는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노래 제목과 가사라고 얘기한다. 바니스의 데뷔곡이 ‘어떡하라고’였는데 두 멤버가 탈퇴한 뒤 자신의 심경이 꼭 그랬었다고.
“본래는 데뷔곡이 ‘흔들어’였는데 데뷔 시즌이 겨울이라 ‘어떡하라고’를 데뷔곡으로, ‘흔들어’는 월드컵을 즈음해 후속곡으로 밀기로 했어요. 그런데 결국 활동이 중단되고 말았죠. 게다가 세 번째 수록곡은 ‘못살아’였어요. ‘못살아’를 ‘잘살아’로 바꿔서 새 앨범에 수록하면 어떨까 고민 중이에요. 가수는 가사처럼 된다는데 이번엔 한 번 정말 잘 살아 봐야죠.”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