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 교수 수술 모습
[부산=일요신문] 간은 해독작용, 대사 작용과 호르몬 분해 등에 관여하며 묵묵히 일하는 장기이지만,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진단시기가 늦어져서 치료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간염은 간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만성화된 간염은 간 경변을 일으킨다.
간 경변은 만성적으로 간이 섬유화돼 딱딱해지는 질병으로 과거에는 B형, C형 간염바이러스로 인한 발병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 경변이 발생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유전적 대사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질환이 지속되면 식도정맥류, 간암, 간성혼수 등으로 발전되어 간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기도 한다.
간경화, 간암, 급성 간부전등으로 간가능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에는 간이식이 필요하다. 간이식은 간암, 간염, 선천성대사질환 등 거의 모든 간 질환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간암의 경우 간경변증과 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이다. 건강한 정상인의 간 일부분을 수술로 떼어내서 간 질환 환자에게 이식해 주는 생체 부분 간이식과 뇌사자에게서 전간을 받는 뇌사자 전간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뇌사자 전체의 간 이식은 수혜자의 간을 제거한 자리에 뇌사자의 간 전체를 떼어 이식하는 수술방법으로 생체 기증자와 수혜자의 이식 가능여부와 장기기증 대기로 인해 수술 일정 확정까지의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생체 간이식 수술을 많이 하는데, 주로 건강한 간의 수혜자는 직계 가족이나 친척으로부터 간을 공여 받는다.
간의 뛰어난 재생력으로 건강한 성인의 경우 70%까지 떼어내더라도 생명에는 크게 지장이 없고 2~3주내 수술 전 크기 70%, 1년 이내 수술 전과 비슷한 크기로 재생된다. 수혜자와 기증자가 거의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는데 수혜자의 손상된 간을 적출하고 건강한 기증자의 좌 또는 우측 간을 필요한 만큼 이식하는 방법으로 적출 수술 외 간에 붙어있는 지방을 제거하고 이식받을 환자에 맞춰 다듬는 과정, 간문맥과 간정맥을 이어서 혈액순환을 개통시키는 작업등 10시간 이상의 대수술이다.
이와 같이 난이도가 높은 수술인 간이식수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방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것이 보통이었다. 최근 부산에서도 좋은 수술 성적과 많은 경험을 쌓았고 간 기증자 수술을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도 시도할 만큼 경쟁력도 갖추었다. 간이식 수술 이후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약을 먹고 관리를 해야하며, 필요에 따라서 적극적인 상담과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거주 지역에서 케어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침묵의 장기라는 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과음은 금물이다. 또한 비만으로 인해 나쁜 지방이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신대병원 간담도췌장이식외과 신동훈 교수는 “평소 충분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몸이 붓거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상의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