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민청원 ‘출산장려금 확대 청원’건에 대한 엄태준 시장 답변(사진= 이천시청 홈페이지 화면캡쳐)
- 시민청원 1호, 시의회 “실패한 정책, 실효성 없다“ 부결 처리
[이천=일요신문] 경기 이천시가 인구증가 기여를 목적으로 추진한 ‘출산장려 축하금 확대’ 정책이 시의회의 제동으로 부결처리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 2019년 1월 이천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첫째 아와 둘째 아에게도 각각 80만원과 100만 원을 지원하고 셋째 아는 100에서 200만 원, 넷째 아이는 200에서 300만 원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출산 축하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그러나 시는 2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과 일부 시의원들의 부정적인 입장을 감안해 조례규칙 심의회 부의 안건을 의회에 상정조차 안하고 지급 확대(안)를 일방적으로 취소 결정했다.
이에 시민들은 3월 출산축하금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의 글을 올렸고 이천 시민 청원 1호로 기록된 청원 건은 지지자 수가 600여 명이 넘으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청원시작 2019-03-09 , 청원마감 2019-04-08 )
청원인 김 모 씨는“주변 지자체에 비해 혜택이 미비한 상황이며 현실적으로 아이를 셋 이상 낳는 가정은 드물기 때문에 혜택이 전무하다” 며 “시가 예고했던 대로 시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
시민청원이 확대되자 엄태준 시장은 5월 답변을 통해 “혼선을 드려 매우 유감”이라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이 주인인 이천을 만들고자 개설한 ‘온라인 시민청원’은 시민의 생각이 시정이 되고 시민이 행복한 이천을 만들어 가기 위한 창의적인 정책소통의 장” 이라며“ 저 출산 극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첫째 아부터 지급하는 것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 환경, 보육환경의 개선을 통해 양육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출산 시책을 마련하겠다”고 재 추진의사를 밝혔다.
시는 “조례개정(안)을 원안대로 시의회에 제출하고 시의회 의결, 보건복지부 협의 등을 거쳐 10월경 출산 축하금을 확대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천시는 보건 복지부의 협의를 거쳐 7월 이천시의회 제 203회 임시회에 ‘출산 축하금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를 상정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A의원은 “각종 연구사례를 봤을 때 실패한 사업이기에 다른 대안의 정책을 발굴해 달라고 제안 드렸는데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개발해 보신 적 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행정을 질책했다.
또한 “지금 심의도 안 끝났고 결정도 안 했는데 소급 적용해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언론을 통해 의회를 압박하려는 의도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B 의원은 “출산 축하금 정책에 대해 성공사례가 없는 부분을 일단 짚어야하고 행정적인 예산을 집행할 때는 실효성이 있나 없나를 우선 따져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하금을 줘야 된다’ 는 시민들의 얘기는 들어본 적이 사실 없고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고 주장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큰 틀로 보면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꾸준하게 지원할 방법을 검토해 양육수당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C 의원은 “여러 사안 등을 고려해 봤을 때 보편적인 복지가 아닌 선택적인 복지가 시민들의 권익증진 부분적인 부분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하루 만에 500명이 넘는 청원을 보면 시민들이 원하고 있다는 부분을 증명하고 있다”며 원안대로 동의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결국 이천시의회는 시민 청원으로 재추진된 ‘출산 축하금 지급 확대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다수의원들의 반대로 최종 부결처리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최근 지역 SNS 등을 통해 진행 과정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제보자 Y 모씨는 “관련 안건이 폐기, 재추진, 부결되는 과정에서 과연 시민들의 생각과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었는지, 공청회 같은 자리가 단 한번이라도 마련 됐어야 맞지 않느냐”고 밝히고 “출산축하금은 출산율 향상의 투자 개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출산을 장려하는 복지 차원의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 시민청원이 올라와 사업이 재추진 된 사안임에도 이를 폐기했다는 것은 시민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댓글 등을 남기며 비난에 가세했다.
급기야 지난 23일 이천에서 태어나 자란 36살의 예비 맘이라고 실명을 밝힌 박 모 씨는 “첫째 출산 장려금 다시 추진하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추후 내 자녀들과 예비부부를 위해 시민들의 도움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성명서도 발표하고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찬성하고 있다는 정보와 응원 댓글 등을 모아 행정관청을 찾아 설명하고 시의원 한분 한분을 만나 설득해 출산 장려 정책이 원안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시민들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 정말 어려운데 실행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적극적인 호응과 응원 글 등을 남기고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천시 출생아수는 2018년 1,487명(남 757,여 730), 2019년 1,334명(남 693,여 641), 2020년 1235명(남 636, 여 599)으로 매년 감소추세에 있고 대다수 지자체가 출산율 장려를 위해 출산 축하금 확대를 추진하는 추세이며 해당 조례개정안은 시민청원으로 올라온 안건이라 시 의회의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천시 출생아수 비교 그래프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