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존중’ 최광일 최민식 형제, 외모 빼닮은 류아벨 류혜영, ‘함께 서울살이’ 김옥빈 채서진 자매 눈길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역 신명휘 시장 역을 맡은 배우 최광일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름도, 얼굴도, 아직은 낯선 그는 다름 아닌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 최민식의 동생이다. 평소 가족관계 등 개인사에 대해 철저히 함구한 최민식처럼 동생 최광일 역시 굳이 형의 존재를 밝히지 않아 최근까지 이들의 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청춘남녀의 개성 넘치는 사랑을 그린 JTBC 드라마 ‘런 온’에서 세계 골프 랭킹 1위인 기은비 역으로 활약 중인 류아벨 역시 ‘배우 자매’다. 그의 동생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영화 ‘특별시민’ 등으로 친숙한 배우 류혜영이다. 쏙 빼닮은 외모 덕분에 굳이 자매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될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경이로운 소문’에서 신명휘 시장 역을 맡은 배우 최광일은 배우 최민식의 동생이다. 최광일은 4형제 가운데 셋째이고 최민식이 둘째 인데 나이 차는 여덟 살이나 된다. 사진=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영화 ‘특별시민’ 스틸 컷
#4형제 가운데 둘째 최민식, 셋째 최광일…8살 차이
최광일은 ‘경이로운 소문’의 성공에 힘입어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극 중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으면서 대통령까지 꿈꾸는 시장 역으로 활약한 그는 오랜 기간 연극무대에서 단련된 연기력을 발판삼아 시청자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2017년 영화 ‘1987’에서 민주 투사들을 돕는 교도소의 보안계장 역을 맡아 차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최근 KBS 2TV ‘도도솔솔라라솔’을 비롯해 방송을 앞둔 JTBC ‘언더커버’ 등 드라마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유명 배우로 군림한 형 최민식은 공개된 자리에서 동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입을 다문 건 최광일도 마찬가지다. 나이 차이가 여덟 살이나 되는 만큼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도,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철저하리만치 가족임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광일은 4형제 가운데 셋째다. 최민식은 둘째, 맏형은 서양화가 최찬식 씨다. 형제 대부분이 예술 분야에 몸담고 있다.
최광일은 1990년 대학로 극단 성좌의 단원으로 출발해 ‘우먼 인 블랙’ ‘돈키호테 킬리만자로의 눈’ ‘아버지’ 등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동해왔다.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개성 강한 외모, 중저음의 또렷한 목소리,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은 최광일이 가진 힘이다. ‘1987’ 출연을 계기로 차츰 최민식의 동생이란 사실이 알려졌고, 이번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에 힘입어 가족관계가 공개됐지만 여전히 톱 배우인 형의 이름과는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좀처럼 가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최광일은 2005년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가족과 형(최민식)이 하는 연극을 보러 간 것을 계기로 연극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먼저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형 최민식은 어려운 세계로 진입하려는 동생의 선택을 말리기도 했지만,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이후 최광일은 2001년에는 연극 ‘에쿠우스’의 주인공 앨런 역으로 백상연기상 신인상 수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런 온’에서 골프여제 기은비 역의 배우 류아벨은 배우 류혜영(왼쪽)의 언니다. 2016년 ‘연애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20여 편의 작품에 두루 참여한 그의 본명은 류선영으로 최근 류아벨로 활동 이름을 바꿨다. 사진=영화 ‘특별시민’ ‘프랑스여자’ 스틸 컷
#류아벨·류혜영, 김옥빈·채서진 자매…빼닮은 외모
임시완 신세경 주연의 ‘런 온’은 청춘남녀의 당당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성장과 사랑 이야기로 호평 받고 있다. 드라마 등장인물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인물은 골프여제 기은비 역의 배우 류아벨이다. 시크하고, 당당한 매력을 발산하는 그는 건강하고 쿨한 개성으로 팬 층을 확장하고 있다. 2016년 독립영화 화제작인 ‘연애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20여 편의 작품에 두루 참여하면서 차근차근 쌓은 연기력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류아벨은 배우 류혜영의 언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동생인 류혜영이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비슷한 시기 연기를 시작했다. 본명은 류선영이었지만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최근 류아벨로 활동 이름을 바꿨다. 세 살 터울의 이들 자매는 외모도 빼닮았다.
과거 한 방송에서 류아벨은 동생인 류혜영과 서로의 연기에 대해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켜보는 팬의 입장”이라며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동생과 싸울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외모는 닮았지만, 성향이 달라 오히려 각자 연기활동에는 따끔한 충고를 해주는 사이라고도 덧붙였다.
굳이 자매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외모만 비교해 봐도 자매라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는 배우들도 있다. 일곱 살 터울의 김옥빈과 채서진이다. 김옥빈은 동생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까지 했다. 2006년 주연한 MBC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자신의 아역을 동생인 채서진에 맡겼기 때문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채서진은 본명인 김고은 대신 예명으로 활동하면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커튼콜’ 등에서 활약을 잇고 있다.
채서진은 김옥빈이 연기를 시작한 뒤 고향인 전남 광양을 떠나 서울에서 언니와 생활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김옥빈의 영향을 받은 것은 배우가 된 결정적인 배경이다. 채서진은 첫 상업영화 주연 작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내놓으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어릴 때 언니가 집으로 가져오는 시나리오, 대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에 대해 생각했다”며 “나에게 언니는 가족 이상, 언니가 아니라 엄마의 존재 같다. 같이 연기를 하다 보니 대화가 더 풍성해졌다”고도 말했다.
이에 더해 최근 ‘신흥’ 배우 형제가 가세했다. 1500만 흥행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주연으로 도약한 배우 공명과 아이돌 그룹 NCT의 멤버이자 연기자로도 활동하는 도영이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는 형의 뒤를 이어 도영은 최근 드라마 ‘심야카페’ 주연으로 발탁됐다. 20대 스타 형제로서 막강 팬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