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서구 ‘자원순환센터 건립’ 협약 체결…“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청라소각장 문제 해결 첫 단추”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현 서구청장이 2월 3일 자원순환센터 건립 협약을 체결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일요신문] ‘환경특별시 인천,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구상이 첫 열매를 맺었다. 친환경 자원순환센터 건립과 관련해 인천시와 서구청이 한 달여간 논의 끝에 2월 3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것.
인천시는 지난해 ‘환경특별시 인천,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에 대한 입장과 의지를 두 차례 발표를 통해 확고히 전달했다. 박 시장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과 미래세대를 위해 인천에서부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수도권매립지를 닫고, 인천 쓰레기는 인천에서 친환경적으로 자체 처리하겠다고 선언해왔다.
‘환경특별시 인천,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의 핵심은 발생지 처리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소각시설 건립 추진이 불가피했다. 박 시장은 미적거리지 않았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인천 내 쓰레기 처리시설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책임을 정치적으로 회피하지 않겠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이재현 서구청장이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서구 스스로 쓰레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박 시장의 ‘친환경 행보’에 힘을 실었다. 이로써 박 시장이 계획했던 ‘환경특별시 인천,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 구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루게 됐다.
박 시장은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온 서구가 가장 먼저 인천과 뜻을 함께했다”며 “우리의 피해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발생지 처리 원칙에 의거한 책임을 그 누구보다 먼저 지고 비정상의 정상화에 기여하고 계신 서구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시는 자원순환시설이 더 이상 기피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생활 속에 함께 공존해야 하는 친환경, 친시민시설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서구청장은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더불어 오랜 시간 난항을 거듭해온 청라소각장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채웠다”며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과정을 거쳐 인천시와 함께 친환경적인 자원순환센터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서구청은 서구와 강화군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소각시설 입지선정위원회 설치와 관련 용역 등을 실시해 입지를 결정하고, 소각시설을 설치·운영하게 된다.
인천시는 서구에서 추진하는 자체 소각시설 건립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기술적·재정적 사항에 대해 지원하게 된다. 시설이 준공되어 가동될 경우 청라 자원순환센터의 가동을 중지하고 청라 자원순환센터의 폐쇄에 따른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환경부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에 선정된 ‘서구 스마트 에코 리싸이클링센터’ 구축 등에 대한 부지 협의 등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적극 지원한다.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한 서구청이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자체 소각시설을 건립을 추진함에 따라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대외적으로 천명하게 됐다. 또 다른 소각시설 설치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창식 경인본부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