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데뷔조 우월 위치 왕따 발생도…기획사, 폭로 봇물 터질라 노심초사
이미 연예계에선 학폭 논란이 빈번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도 TV조선 ‘미스트롯2’ 출연자 진달래가 학폭 논란으로 자진하차 했으며 JTBC ‘싱어게인’ 요아리는 학폭 논란에 휘말렸지만 이를 강하게 부인했고 이후 논란이 잦아들었다. 며칠 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으로 큰 인기를 얻은 조병규도 학폭 논란에 휘말렸다.
조병규 측은 최근 학폭 논란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밝혔다. 사진=CJENM 제공
작성자는 “조병규와 함께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일진 일당에게 학폭 피해를 입고 있는 평범한 학생들을 위해 맞서는 캐릭터를 소화한 조병규인 터라 학폭 논란은 더욱 화제가 됐다. 조병규 측은 악성 루머라며 경찰 수사 의뢰 등 강력 대응을 표명하자, 글 게시자가 곧바로 허위 사실임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해 다시는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고 법적 대응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학폭 논란이 불거지자 조병규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이가 “일진은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연기한다는 이유로 시기질투를 당했고 애들이 엄청 괴롭혔다”며 조병규를 옹호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반면 조병규와 같은 반 여학생의 동생이라는 이는 “조병규가 초·중생 때 질 안 좋은 친구로 유명했다”며 “자전거를 빌려달라고 협박했고 이를 거절하자 비비탄 총을 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옹호와 또 다른 폭로가 반복되고 있다.
연예관계자들은 대처하기 까다로운 영역 가운데 하나가 학폭이라고 말한다.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의 설명이다.
“소속사 입장에서 진위를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소속 연예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절대 아니라는 말만 믿고 대응하다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 역풍을 맞기도 한다. 이쪽 일을 오래한 매니저들은 어떤 논란이나 의혹이 불거지면 해당 연예인의 말은 참고만 할 뿐 다양한 루트로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다. 당황한 마음에 연예인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재 과정 중 접촉한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불안요소가 추가로 드러났다. 학폭 논란은 연예인 데뷔 이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라 대처에 어려움이 크지만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책임을 져야 할 부분도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연습생들 사이에서 불거진 폭행이나 왕따 등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른바 ‘연폭’인데 다음은 한 중견 가요관계자의 말이다.
“연습생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가 10대다. 연습생 시절을 거친 연예인 가운데 학창 시절을 학교가 아닌 소속사에서 보낸 이들이 많다는 얘기인데 그들 사이에서도 학폭과 유사한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물론 소속사들의 관리가 철저해 그런 일들이 방치되는 일은 드물지만 데뷔를 목적으로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터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함께 연습생 시절을 보낸 이들 가운데 연폭(연습생 사이 폭력)이 있었고 가해자는 연예인이 됐는데 피해자는 데뷔를 못한 사례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행여나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연예기획사들이 꽤 있을 것이다.”
연습생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가 10대로, 그들 사이에서도 학폭과 유사한 ‘연폭’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KBS 2TV ‘오! 삼광빌라!’ 방송 화면 캡처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연습생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지낸다. 연습생 시절부터 재능과 스타성이 돋보여 데뷔가 유력해 보이는 이들과 열심히 하는데 데뷔가 요원해 보이는 이들이 있다. 여기에선 누가 더 데뷔와 가까운지가 싸움실력보다 훨씬 중요하다. 중소 연예기획사의 경우 일부 데뷔 멤버의 부모가 음반 제작비 등을 투자하기도 한다. 이처럼 재력을 갖춘 부모를 둔 연습생은 당연히 다른 연습생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은연중에 왕따가 생기기도 하며 ‘연폭’이라 불릴 만한 부적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연폭’의 위험성을 언급하는 가요관계자들이 많다. 과거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근무했던 한 가요관계자는 “언젠가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꾸준히 연습생들을 관리해 왔고 그래서 별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며 “문제는 요즘 학폭이 연이어 화제가 되면서 숨죽이던 연폭 피해자가 등장할 위험성이 커진 것이다. 누군가가 그런 피해 주장을 시작하면 자칫 다른 연습생 출신들이 가세해 동시다발적인 폭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진 프리랜서